'공급 확대·핀셋 금융·세제 차등'…정부, 부동산 정책 3축 손질(종합)
상가·사무실 공실 활용해 청년주택 공급…생애최초 주담대도 재검토
"보유세 높이고 양도세 낮춰야"…구윤철 "거주용과 같은 혜택 어려워"
- 임용우 기자, 남해인 기자, 심서현 기자
(서울·세종=뉴스1) 임용우 남해인 심서현 기자 =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공실 상가와 사무실을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활용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공급자 금융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가계·부동산 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기조는 유지하되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수분양자의 어려움은 은행권과 협의해 보완하기로 했다.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 요건과 혼인신고 이후 불이익을 받는 '결혼 페널티'도 다시 살펴본다.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양도소득세를 낮춰 주택을 매도할 퇴로를 열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부는 비거주 주택에 거주용 주택과 같은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며 주택 가격과 보유 목적에 따른 세부담 차등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 개편에 대한 국민·전문가 제안과 정부의 검토 방향이 공개됐다.
공급 분야에서는 PF와 브릿지론 등 개발금융을 정상화하고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해 민간의 주택 공급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길주 대신이엔디 회장은 "민간이 전체 주택 공급의 85%를 담당하는 만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금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PF에 편중된 자금조달 구조를 프로젝트 리츠로 보완하고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환해 청년·신혼부부용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려면 인허가와 금융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비아파트 공급이 활성화되고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 주체도 다양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상가와 사무실 공실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고 청년 주거 문제를 지원하자는 데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허가와 보증, 금융 절차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을 3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사전청약자 보호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원래 약속한 부분은 정확히 지켜야 한다"며 "그린벨트도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대출을 일관되고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출을 조금이라도 풀면 다시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대출은 일관되고 엄격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잔금대출 제한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는 과정에서 추가로 더 조인 것"이라며 "은행권과 신속하게 협의해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는 갭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취지를 유지하되 개별 실수요자의 피해를 줄일 방안을 고민하기로 했다.
지방 대출 규제 완화 요구에는 "수도권은 과열되고 지방은 침체한 현실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미 차등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기본 원칙과 기조까지 바꾸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과 지방에는 각각 LTV 40%와 70%, 스트레스 DSR 3.0%와 0.75%가 적용된다.
이 위원장은 공급자 금융에 대해서는 "신규 주택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도와 공급을 늘리고 궁극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며 "비아파트 PF 활성화를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청년들이 부모 재산 규모와 관계없이 같은 조건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생애최초 주담대는 청년·신혼부부뿐 아니라 전체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요건을 살펴보고, 주택 지분을 일부 상속받아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검토한다.
'결혼 페널티'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총리는 "최근 12건을 새로 발굴했고, '부동산 정책 제안' 홈페이지에서도 20건이 넘는 과제를 추가로 확인했다"며 "조만간 답을 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를 강화하되 양도세를 낮추고, 다주택자 중과를 완화하거나 폐지해 매물 잠김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근로소득과의 과세 형평성을 고려해 양도세 부담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보유세 인상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초고가 주택에는 종부세와 양도세 공제 한도를 설정하고, 비거주 주택은 종부세 세액공제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초고가 기준은 시가 10억 원부터 100억 원까지 엇갈렸다.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일정 가액 미만의 거주용 1주택은 종부세 부담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완화하고, 초고가 거주용 1주택에는 공제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이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거주하지 않는 1세대 1주택자는 세액공제를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고, 다주택자는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도세는 거주용 1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하되 비거주 주택은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고,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에는 공제 한도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방으로 이주하는 고령 은퇴자에게 인센티브를 주거나 다주택자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초고가 주택 기준을 40억 원 이상이나 전체 주택가격 상위 3%로 정하고, 세제 개편을 10년에 걸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의 변동 폭에 5~10%의 상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장에서는 양도세와 분양권 양도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주택업계는 미분양 주택의 종부세 합산배제 기간을 추가 연장하고 주택 사업용 토지의 합산배제 기간도 5년에서 7년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많은 국민께서 비거주 주택에 거주용과 같은 세제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거주용과 같게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세제를 징벌적으로 운영하거나 국민의 부담을 넓히려는 것은 아니다"며 "주택 가격이나 보유 목적에 따른 정당하고 합리적인 세부담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거주하지 않는 집을 오래 들고 있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부연했다.
다주택자에게 주택을 매도할 기회를 주는 방안과 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세제 지원도 함께 검토한다.
한 총리는 "1주택자와 실거주자,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지원 대상이 달라지는 만큼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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