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데이터처장 "AI가 매일 라면·계란값 감시…물가 조기경보 구축"
[뉴스1 초대석] "소비자물가지수 5년 만에 개편…458→455개 품목 조정"
"통계데이터센터 24시간 가동…등록부 제공 시차 최대 10개월 단축"
- 대담=국종환 경제부장, 전민 기자
(서울=뉴스1) 대담=국종환 경제부장 전민 기자 =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라면·계란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21개 품목의 가격 변동을 인공지능(AI)이 매일 상시 분석하는 물가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해 정부의 정책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월 1회 공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완해 가격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겠다는 구상이다.
안 처장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데이터처 출범 이후 성과와 향후 과제, AI 시대 정부 데이터 정책의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재정경제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역할을 분담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수집한 가격 정보를 AI로 분석하고, 가격 변동 위험을 신호등 방식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을 통해 AI 시대에 맞는 국가 데이터 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국가데이터처를 범정부 데이터 총괄 기관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아울러 AI가 공식 통계를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메타데이터를 정비하고, 공공부문 특화 AI 모델(MODI)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5년 만의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통계데이터센터 24시간 무중단 운영, 정책 맞춤형 융합데이터 구축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주요 정책의 추진 방향과 중장기 비전도 소개했다.
다음은 안 처장과의 일문일답.
-국가데이터처 출범 10개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법적 기반을 갖추는 데 집중한 시간이었다. 부처 간 협의를 거쳐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안을 의원 입법으로 지난 5월 27일 국회에 제출했다. 개별적으로는 데이터 간 연계·활용 위주였던 업무에서 최근에는 AI 시대 데이터를 어떻게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위상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데이터처장을 대한민국 데이터 최고책임자(CDO)라고 언급한 이후 관계 장관회의 등에서 데이터 총괄 부처로서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가데이터기본법이 국민들에게 주는 혜택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데이터 접근성 확대다. 이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AI 기반으로 쉽게 찾고 한 번에 접근할 수 있는 국가데이터 이용센터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둘째는 절차 간소화다. 국가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데이터를 국가데이터로 지정하면, 기존 가명정보 결합 절차가 길게는 1년까지 걸리던 것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법이 효과를 내려면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민간의 인센티브 부여가 함께 필요하다.
-AI가 통계를 정확하게 읽도록 하는 메타데이터 구축은 어떤 의미인가.
▶생성형 AI는 다음에 나올 단어를 확률로 예측하는 원리라 통계 수치 자체를 정확히 맞히는 데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물가나 고용 상황을 물으면 숫자를 잘못 제시하는 환각이 발생하는 이유다. 저희가 추진하는 AI 친화적 메타데이터는 데이터의 의미와 항목 간 관계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데이터마다 정확한 이름표와 설명서, 데이터 간 연결지도를 함께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되면 AI가 공식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조회해 답변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공공 부문 AI 모델로 데이터처 특화형 AI인 MODI를 구축한다고 들었다. 다른 기관의 AI와 어떻게 다른가.
▶MODI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순한 행정지원형 AI가 아니라, 통계 등 핵심 임무를 수행하는 전문 정책 분석가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각 기관의 업무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지식화·구조화해서 정부와 국민 모두의 지식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3단계 전략을 세웠다. 내년까지 AI 도입을 위한 표준 가이드북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2029년까지 각 기관의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분류한 카탈로그를 구축하며 시범 AI를 구현한다. 2029년 이후에는 표준 인터페이스로 각 부처의 AI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연결해 범정부 학습 데이터를 제공하는 단계로 간다. 데이터가 생성되고 활용되는 전 과정을 자동으로 관리해 최신성과 보안성을 유지하는 국가 핵심 기반 시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물가 모니터링 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나.
▶기존 월 단위 소비자물가지수와는 별도로, 가공식품과 공산품을 중심으로 총 21개 품목을 선정해 매일 가격 변동을 점검하는 체계다. 재정경제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역할을 나눴고 데이터처는 가공식품과 공산품 쪽을 맡는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등에서 가격 정보를 자동 수집해 AI로 정제한 뒤, 가격 변동 속도가 빠른지 여부를 신호등 방식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현재 자체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고 내년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주요 내용은.
▶물가지수는 5년에 한 번 품목과 가중치를 함께 손보는데 올해가 그 시기다. 2020년 기준 458개였던 품목이 이번에는 455개로 조정될 예정이다. 스마트워치, 전기차 충전료, 소프트웨어 구독료, 클라우드 저장공간 이용료 등 최근 소비 패턴을 반영한 품목이 새로 들어오고, 고사리처럼 수요가 줄어든 품목은 빠진다. 다만 최종 결과는 국가통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 확정된다.
-통계데이터센터의 24시간 운영 전환은 어떤 의미가 있나.
▶제가 5년 전 데이터 관련 부서장을 할 때부터 받아온 민원이었다. 데이터센터가 업무시간에만 운영되다 보니,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용자들은 퇴근 시간에 맞춰 분석을 끝내지 못했다. 야간 무인 운영 중 프로그램 오류로 장애가 날 위험 때문에 확대하지 못했는데, 최근 AI 기반 코드 안정성 검사기를 도입해 분석 코드의 오류 위험을 사전에 5분 안에 걸러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지난 1일부터 전국 16개 데이터센터가 야간과 주말을 포함해 24시간 무중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책 맞춤형 융합데이터는 어디까지 진척됐나.
▶기존 인구·가구 등 전수등록부에 다른 부처 데이터를 연계하는 작업이다. 올해는 사망자, 주택소유자 등록부를 새로 만들고 있다. 사망자 등록부는 자살자·고독사 등 정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고, 주택소유자 등록부는 우선 부채 정보를 붙이기로 했다. 소득 정보까지 추가로 연계하는 방안은 국세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부처 간 데이터 사일로 현상은 어떻게 풀어가고 있나.
▶법적으로는 국가데이터기본법에 연계 근거를 담고 있고, 실무적으로는 표준화 작업이 관건이다. 통신 데이터를 예로 들면 통신 3사마다 시간을 자르는 기준 자체가 다른데도 그동안은 그냥 받아 써왔다. 성별이나 주민등록번호 표기 방식도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예전에는 이런 걸 하나하나 맞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최근 AI의 도움으로 표준화 작업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개인정보 보호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국가데이터처는 통계 작성 목적이나 과학적 연구 목적일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상 예외를 인정받아 왔다. 그만큼 기술적·관리적·물리적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왔다. 조사 자료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단계에서부터 식별하지 못하도록 암호화하고, 목적과 용도, 사용자를 관리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외부망과는 물리적으로 분리해 운영한다. 앞으로 AI를 도입하면 또 다른 망과 연계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만큼, 동형암호 같은 신기술로 보완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뒷받침하는 통계로는 무엇이 있나.
▶생활인구 통계가 대표적이다. 89개 인구감소지역과 18개 관심지역을 대상으로 34개 공통지표를 월별로 산출해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투자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역투자동향지표도 12월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지역별 생산과 소비, 교역 구조를 보여주는 지역공급사용표를 처음 공표했는데, 서비스업 중심의 서울과 제조업 중심의 경기가 긴밀하게 연계된 산업 구조라는 점이 확인됐다.
-국민 안전을 위한 인구밀집도 예측 서비스는 어떤 내용인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상정보, 행사특성 같은 환경변수와 검색 트렌드, 교통 예매정보 같은 선행변수를 함께 분석해 특정 지역, 특정 기간의 인구밀집도 위험도를 예측하는 서비스다. 서울시가 일부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올해는 AI 학습데이터를 구축하는 기초 연구 단계이고, 내년부터 심화 연구와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다.
-초대 처장으로서 남은 목표는.
▶국가데이터처가 명실상부한 국가 데이터 총괄 기관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각 부처에 흩어진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모으지 않고도 필요할 때마다 안전하게 연계·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하고, 동형암호 같은 보안 신기술 도입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
☞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충북 제천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제40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통계청 물가동향과장, 통계정책과장을 거쳐 2016년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뒤 경제통계국장, 경제동향통계심의관, 통계정책국장을 지냈다. 2023년 경인지방통계청장, 2024년 통계교육원장을 거쳐 그해 8월 통계청 차장에 올랐다. 통계데이터센터 구축과 정책부처의 통계 활용을 위한 통계법 개정 등 국가데이터 거버넌스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년간 노동조합 설문조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관리자로 꼽힐 만큼 직원들 사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8월 통계청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청장에 올랐고, 두 달 뒤인 10월 정부조직 개편으로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승격하면서 초대 국가데이터처장에 취임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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