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데이터처장 "AI 시대 데이터 주권 지킨다…'국가 CDO' 성과로 증명"
[뉴스1 초대석] "전 세계에 없는 '국가 CDO'…이제부터 실적으로 보여줄 때"
"동형암호로 이중 보안, AI는 폐쇄형으로…데이터 주권 지킨다"
- 대담=국종환 경제부장 , 전민 기자
(서울=뉴스1) 대담=국종환 경제부장 전민 기자
"국가의 CDO(최고데이터책임자)라는 개념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없던 개념입니다. 책임감도 크지만, 이제는 성과로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데이터처가 맡은 역할의 무게와 앞으로의 과제를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통계청에서 승격한 국가데이터처가 통계를 넘어 대한민국 데이터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 데이터 컨트롤타워'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데이터처는 부처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한곳에 모으는 대신, 필요할 때 안전하게 연결·활용하는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의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안 처장은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과 데이터 연계 체계 마련, 동형암호 등 보안 기술 도입을 통해 국가 CDO라는 새로운 역할을 실제 성과로 입증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안 처장은 지난 10개월을 "성과라기보다는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법적 근거 없이는 데이터 총괄·조정 업무가 힘을 받기 어려운 만큼, 우선 법 제정에 힘을 쏟았다는 설명이다.
국가데이터처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 5월 27일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안을 의원 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에는 국가 차원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국가데이터로 지정하고, 부처별 개별법에 막혀 있던 데이터 연계·활용을 완화하는 특례 규정 등이 담겼다.
위상 변화도 뚜렷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에서 안 처장에게 "데이터처는 옛날 통계청처럼 통계나 관리하는 기능이 아니라, 대한민국 데이터 최고책임자(CDO)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처장은 이 발언 이후 관계 장관회의 등에서 데이터 총괄 부처로서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 CDO라는 역할을 세계 어디서도 참고할 선례가 없다고 짚었다. 안 처장은 "AI 위원회에서 국가 CDO의 역할을 정리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결국 개념적으로 정리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는 업무를 통해서 정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는 부처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안전하게 연결하는 '모두의 국가데이터(허브 앤 스포크)'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국세·금융·의료 등 각 부처가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전용망으로 연결해, 데이터처가 보유한 전수등록부를 허브 삼아 다른 데이터센터와 연계·분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안 처장은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모으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놓으면 '빅브라더' 문제가 생기고 보안에도 취약해진다"며 "각자 갖고 있는 상태에서 필요할 때 전용망으로 연결했다가 쓰고 끊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안 강화를 위해 도입을 추진 중인 신기술은 '동형암호'다. 데이터를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연산할 수 있어, 복호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출 위험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다.
안 처장은 "오랫동안 속도가 느려 상용화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자체 기술과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속도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며 "올해 실증을 거쳐 내년 시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자컴퓨팅에도 저항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도입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안 처장은 "범용 AI를 정부 내부에서 활용할 경우에는 데이터 유출 위험이 있으므로 결국 자유롭게 정책 작업에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폐쇄형으로 AI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폐쇄형으로 가더라도 안에서 우리 데이터베이스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철저히 하면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초대 국가데이터처장으로서 남은 과제에 대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모으지 않고도 필요할 때마다 안전하게 연계·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국가데이터처가 명실상부한 국가 데이터 총괄 기관으로 자리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충북 제천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제40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통계청 물가동향과장, 통계정책과장을 거쳐 2016년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뒤 경제통계국장, 경제동향통계심의관, 통계정책국장을 지냈다. 2023년 경인지방통계청장, 2024년 통계교육원장을 거쳐 그해 8월 통계청 차장에 올랐다. 통계데이터센터 구축과 정책부처의 통계 활용을 위한 통계법 개정 등 국가데이터 거버넌스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년간 노동조합 설문조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관리자로 꼽힐 만큼 직원들 사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8월 통계청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청장에 올랐고, 두 달 뒤인 10월 정부조직 개편으로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승격하면서 초대 국가데이터처장에 취임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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