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1조 관세 12.5% 부과, 남은 2.5%p…韓 '15% 상한' 사수 총력전

美 강제노동 301조 관세 발효…일본 등 주요국과 동일 수준 관세 적용
공급과잉 301조 조사 결과 남아…정부 "기존 한미 합의 준수" 사수 총력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미국이 무역법 301조 기반의 새로운 관세 체계를 가동하면서 한국은 일본 등 주요국과 함께 강제노동 관련 수입금지 조치 미흡 국가군으로 분류돼 12.5%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다만 미국 측도 기존 한미 무역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정부는 향후 공급과잉 관련 301조 관세까지 포함한 전체 부담이 기존 합의 수준을 넘지 않도록 대응에 나섰다.

한국이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에서 확보한 15% 상한선까지 남은 여유는 2.5%포인트(p)다. 정부는 추가 관세 여부를 결정할 공급과잉 301조 조사 결과를 앞두고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합의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며 막판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글로벌 관세 끝나자 곧바로 301조 관세…한국은 12.5%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충분히 차단하지 않는 60개 경제권에 10~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유럽연합(EU), 대만, 일본, 스위스 등 강제 노동 수입 금지 조치 미시행 국가군(46개국)에 포함돼 12.5%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전 12시 01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부터 발효된다.

이번 관세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도입했던 '글로벌 10% 관세'의 후속 조치다. 당시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자 미국은 최장 150일 동안 적용 가능한 122조를 활용해 임시 관세를 부과했고, 적용 시한이 종료되면서 보다 지속적인 법적 근거인 무역법 301조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무역 관행에 대응해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미국은 이번 조사에서 각국의 강제노동 제품 수입금지 제도와 집행 수준을 평가했고, 한국은 중국, 일본, 대만, 스위스 등과 함께 12.5% 관세가 적용되는 국가군에 포함됐다.

남은 건 '2.5%'…정부, 워싱턴서 15% 방어 총력전

문제는 이번 강제노동 관세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USTR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주요 경제권을 대상으로 '구조적 공급과잉(Overcapacity)'에 대한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측도 기존 한미 무역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공급과잉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미 한국은 강제노동 분야에서 12.5%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서 지난해 한미 협상으로 확보한 15% 관세 상한선까지 불과 2.5%p만 남겨둔 상태다. 향후 공급과잉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사실상 15%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이 공급과잉 문제로 2.5% 이상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을 경우 최종 관세율은 앞서 양국이 합의한 15%의 상호관세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미국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바 있다.

정부가 통상 역량을 총동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한미 조선협력과 대미 투자 이행 의지를 설명하며 막판 조율에 나섰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국 입장을 적극 설득하고 있다.

국회 차원의 의원외교도 가동됐다. 지난 19일 방미길에 오른 한미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은 워싱턴DC를 찾아 미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관세 협의 후속 조치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부 안팎에서는 지난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등을 토대로 미국과 사실상 15% 수준을 상한선으로 관리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미국 측의 기존 합의 준수 입장을 바탕으로 향후 공급과잉 조사에서도 이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한미 양국은 관세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최종적으로 양국 간 합의한 15%가 지켜질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공급과잉 301조 등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양국 간 합의한 15%가 지켜질 수 있도록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통상부도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우리 측은 미측에 한미간 무역합의를 준수할 것을 요청하고, 특히 강제노동 301조 및 과잉생산 301조 관세가 총 15%를 초과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미 측도 기존 무역합의가 준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철강·자동차 등은 제외…원자재·USMCA 물품도 면제

이번 강제노동 관세는 모든 수출품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별도 국가안보 관세가 적용되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은 이번 301조 강제노동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도체 역시 한미 간 기존 합의에 따라 주요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하면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충족하는 물품과 미국 내 공급이 어려운 원자재, 석유·가스·비료, 일부 식료품 등도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운송 중인 물품은 28일 오전12시 1분부터 새 관세가 적용된다.

USTR은 "이런 식으로 총 관세 상한을 설정하는 것은 상호무역협정 같은 합의에 부합하며 이런 경제주체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금지 조치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도록 하는 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