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에도…정부, 8차 석유 최고가격 '동결' 가닥
"하반기 물가 3% 사수"…석유 가격 상승 따른 생활물가 부담 고려
유가 40% 급등에도 공급상한 동결…급등 지속 시 상향 가능성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국내 물가 부담을 고려해 8차 석유 최고가격을 현행 수준에서 동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급가격 상한을 올릴 경우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생활물가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직전 한 달 평균 유가가 이전 한 달보다 낮았다는 점을 반영해 우선 동결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동 정세 악화로 유가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최고가격 상향 조정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앞서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상향하고,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3%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가격 상한 조정을 최소화해 물가 안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부는 이날 8차 석유 최고가격을 결정해 발표한다.
현행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리터(L)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제유가 하락분을 반영해 7차 최고가격을 유종별로 리터당 150원씩 낮췄다.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한 만큼 최고가격제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국내 물가 부담을 고려해 8차 공급가격 상한을 현행 수준에서 동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2%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24.7%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공급가격 상한을 높이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생활물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정부는 이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6%로 높였다. 하반기 물가 상승률도 3%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정부는 올해 두바이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5달러로 전제했다. 상반기 두바이유 평균이 92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평균 가격이 78달러 안팎에 머물러야 정부 전망과 부합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물가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하반기 물가를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최고가격 동결에 무게를 둔 데에는 아직 최근 한 달 평균 가격이 직전 한 달보다 낮다는 판단도 깔렸다.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0.69달러로 전장보다 7.04% 올랐다.
브렌트유 종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22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는 이달 최저점인 지난 1일 71.57달러보다 29.12달러(40.7%) 오른 수준이다. 두바이유는 지난 2일 배럴당 63.30달러까지 하락한 뒤 22일 89.41달러로 26.11달러(41.2%)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지난 6일 68.55달러에서 23일 92.19달러로 23.64달러(34.5%) 올랐다.
최근 2주 평균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0~23일 평균 가격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87.63달러, WTI가 81.71달러였다.
직전 2주 평균보다 브렌트유는 19.4%, WTI는 16.5% 각각 상승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9~22일 평균 77.91달러로 직전 2주인 6월 25일~7월 8일 평균보다 18.2% 올랐다.
반면 최근 한 달 평균 가격은 중동 전쟁 휴전 이후 하락세의 영향으로 직전 한 달보다 낮았다.
한달 평균 가격은 브렌트유 79.84달러, WTI 75.63달러로 직전 한달 평균보다 각각 10.7%, 12.3% 낮다.
정부는 우선 공급가격 상한을 동결한 뒤 국제유가 추이를 지켜보다 급등세가 나타날 경우 즉시 상향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가격을 보면 분명 인상 요인이 크다"면서도 "중동전쟁 개전 초기인 지난 3월 1~2주의 국제유가 상승 추세와 비교하면 지금 인상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인상 폭과 시기는 수시로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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