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주택 기준선 정해 감면·가중"…새 보유세 '차등과세' 윤곽
실거주·지방 요인은 깎아주고 다주택·초고가·비거주는 가중 과세
종부세 '주택수→가액' 전환 가닥…초고가주택 '30억~50억' 좁혀져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를 계기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윤곽이 한층 구체화됐다. 이 대통령은 표준 1주택을 기준으로 거주·지역 요인은 감면하고 다주택·초고가 등은 가중하는 새로운 차등과세 구상을 처음 공개했다.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점으로 정한 뒤 각종 감면·가중 요소를 더하는 방식으로 보유 부담을 차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선 세제 부문 경청 토론회에서 안갯속이던 주요 쟁점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은 현행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고, 초고가주택 기준도 20억~100억 원까지 제시됐던 다양한 안에서 30억~50억 원 수준으로 논의 범위가 좁혀졌다.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강화하되 거래세는 완화하는 방향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부는 이번 대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세제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개최된 '부동산 국민대토론회'에서는 부동산 보유세·양도세 등 세제 개편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토론에서 의견이 가장 뚜렷하게 좁혀진 대목은 종부세 과세 기준 전환이다.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바꾸자는 방향에는 사전 의견수렴, 발제자, 패널 다수가 이견 없이 공감대를 이뤘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사전 의견수렴 결과를 보고하며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 따른 차등을 없애고 주택가액 합산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토론회에서 제기됐고, 온라인에서도 대체로 찬성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교수도 "현행 제도에서 30억 원 주택 한 채를 가진 경우와 10억 원 주택 세 채를 가진 경우를 비교하면 한 채를 가진 쪽의 세율이 더 낮다"며 주택가액 기준 전환을 핵심 쟁점으로 짚었다.
이는 16일 세제 부문 경청 토론회 때만 해도 여러 안 중 하나였으나 이번 대토론회를 거치며 사실상 방안으로 확정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초고가주택 기준선도 눈에 띄게 좁혀졌다. 16일 토론회에서는 20억 원부터 100억 원까지 다섯 개 안이 뒤섞여 나왔는데, 사전 의견수렴에서는 '3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범위가 좁혀졌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 기준을 둘러싼 지역별 체감 차이를 직접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초고가 주택을 정할 때 논쟁을 보면, 지방에 계신 분들이 시가 30억 원이면 매우 비싼 것이고 당연히 초고가"라며 "그러나 수도권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시가 30억 원이 과세표준 기준으로 하면 15억 원 정도다. 이걸 중과세를 한다고 하면 엄청난 조세 저항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띈 대목은 이 대통령이 처음 공개한 '차등과세' 설계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거주용 1주택, 거주용 아닌 1주택, 다주택 또는 1주택에서도 초고가, 초고가의 다주택, 비거주까지 차등 요소가 많다"며 "기준점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하게 보유 부담을 설정하고, 여기에 거주할 경우는 감하고, 서민용·중산층용이면 또 감해주고, 지방 등 지역적 요인도 고려하는 것"이라며 "반대로 가중 요소는 호화 주택으로 분류되거나 다주택, 명백한 투기용인 경우로, 이런 것들을 더해서 단계적으로 차등을 두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이 되는 1주택 기준선을 하나 정한 뒤, 거주·지역 요인은 깎아주고 다주택·초고가·비거주는 얹는 감면·가중 방식인 셈이다. 여태까지 개별적으로 논의되던 실거주 차등, 초고가 기준, 지역 차등을 하나의 산식으로 통합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보유세 인상 폭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면 최하 세 배는 올려야 하지만, 지금 세 배를 올리면 거의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해, 단계적·점진적 인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대신 거래세(양도세)는 낮추는 방향에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형일 차관은 "보유세 위주로 운용하고 매물 잠김을 감안할 때 양도세는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토론회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보유세 인상의 한시적 유예 가능성도 커졌다. 이 대통령은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탈출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맞는 말"이라며 적용 유예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이 밝힌 '기준점 설정 후 감면·가중' 방식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다만 오 연구위원은 초고가주택 과세 형평성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장기보유에 대한 공제를 짚으며, "장기보유특별공제에 한도를 두는 것이 형평성 문제를 완화하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종부세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최대 80%)에도 별도 한도를 둘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이번 대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인 세제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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