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조 국가자산 운용법 76년만에 바꾼다…80조 비과세도 대수술(종합)

재경부, 국가자산기본법 제정 추진…가상자산까지 포괄
역대 최대 찍은 조세지출 개편…가업상속공제 '꼼수'도 막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7.15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세종=뉴스1) 전민 김혜지 김근욱 이강 기자 = 정부가 1400조 원이 넘는 국가자산의 운용 틀을 76년 만에 새로 짠다. 보존·매각 중심이던 국유재산 관리 방식을 가치창출형으로 전면 전환하는 '국가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시에 역대 최대로 불어난 조세지출 구조조정에도 착수한다. 효과가 낮은 비과세·감면 제도는 폐지하거나 재설계하고, 가업상속공제 등 세제 지원 제도도 손질해 재정 효율성과 과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반도체·피지컬 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확대하고, 물가 안정과 원화 국제화 등 민생·경제 체질 개선을 병행하는 하반기 경제 전략을 추진한다.

재정경제부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을 담았다. 재경부는 잠재성장률 3% 달성과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목표로 삼았다.

목표 달성을 위한 4대 역점 과제로는 △민생안정 △미래성장 △원화 국제화 △글로벌 AI 허브 구축을 제시했다. 아울러 3대 개혁 과제로 △조세·재정 △공공 △지방주도 성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76년 만에 국유재산 운용 개편, 국가자산기본법 추진…가상자산 포괄

재경부는 국유재산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국가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 1950년 제정된 국유재산법은 부동산 중심 자산구조로 설계돼 지식재산(IP)·가상자산 등 근래 들어 특히 가치가 커진 자산을 포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국가자산은 더 이상 보유하거나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을 최대한 해 국가부를 창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신유형 자산을 포괄한 국가자산 유형별 관리체계를 고도화하고 개발 총괄 기능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5년 주기인 국유재산 전수조사는 연례화하고, AI 기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리실태 감사를 강화해 관리 사각지대를 없앤다.

국유재산 개발 시 신탁개발·장기대부 등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고, 국유부동산 유동화(STO)를 통한 운용수익도 국민과 공유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개인투자용 국채 직접 투자도 오는 9월부터 허용해 국고채 수요 기반을 넓힌다. 구 부총리는 "국고금, 국채, 국유재산에 AI와 블록체인을 접목해 세계 최고의 국고·국유재산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비과세·감면 80조 원 전면 점검…효과 낮은 특례 폐지·재설계

정부가 조세지출 전면 재검토에 나선 것은 조세감면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최근 3년간 국세 감면율이 법정한도를 넘겼고, 올해 조세지출 규모는 역대 최대인 80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비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세액감면 등 세금을 덜 걷는 방식으로 경제 주체를 지원하는 것을 가리킨다.

재경부는 정책 효과가 낮거나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한 조세특례는 폐지·축소하거나 환경 변화를 반영해 재설계해, 재정 효율과 과세 형평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효과성 낮은 조세특례는 직접 재정지출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재경부는 과세 형평성 제고를 위한 세제 개편에도 나선다.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며, 상속세 회피를 막고자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전면 재설계하기로 했다.

부동산 거래세와 보유세는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국내 주식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해 일반 ISA보다 비과세와 납입 한도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조세지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부동산 세제를 합리화하며, 가업상속공제 제도 등 과세형평을 제고하고, 생산적금융 ISA 등 생산적 금융을 지원하는 조세 계획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업무보고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7.15 ⓒ 뉴스1 허경 기자
물가 3% 이내 관리…농·축·수산물 할인·에너지 요금 동결

재경부는 민생안정과 관련해 소비자물가를 3% 이내에서 관리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신선란 2억 개를 긴급 수입하는 등 공급을 늘려 생활물가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김후진 재경부 기획조정실장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물가·고용·외환·부동산 및 공급망 등 4개 부문의 민생경제 안정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라며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 하반기 전기·가스요금 동결 등을 통해 먹거리와 에너지 등 생계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허장 재경부 2차관은 최근 중동 긴장 재고조와 관련해 "유가와 관련, 현재 모든 물가 상승 요인을 다 합치면 3%가 넘을 수도 있다"면서도 "어떤 여건이든 적극적 대책을 통해 평균적으로 3% 이내의 물가 수준을 달성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세제지원이 급격히 축소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원 점감 구간을 마련하고, 유망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한다.

근로장려세제(EITC)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반영해 지급 기준을 합리화할 예정이다.

반도체·피지컬 AI·데이터센터 집중 육성…원화 국제화 속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외 전략산업 투자 확대를 위해 국부펀드 전략투자 계정 신설도 추진한다.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화 국제화에도 속도를 낸다.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을 안착시키고 2027년 1월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를 신설하고, 한국경제 투자설명회(IR)를 정례화해 해외 투자자 저변도 넓힐 계획이다.

글로벌 AI 허브 구축 또한 본격화한다. 다자개발은행(MDB) AI 협력센터를 국내에 유치하고, 개도국 대상 'K-AI 패키지'를 개발해 AI 기반 개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