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N% 성과급 토론회…"반도체 초과이익 기준 불명확, 재투자 우선"
전문가 "초과이익 측정 기준 어렵고 변동성 큰 산업…환수보다 재투자 중요"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산업통상부가 'N% 성과급' 재배분 논란을 계기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반도체 '초과 이익' 기준 자체가 불명확하고,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이 큰 만큼 재투자 재원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산업부가 개최한 '인공지능(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사회 통념적으로 초과 이익을 수익이 많이 났다고 여기지만, 학문적으로는 잘 정의가 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통계적으로는 평균, 분산을 활용해 분석할 수도 있지만 최근 5년 치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분기별 이익을 가져다 분석하면 20개 데이터밖에 없어서 추세를 보기 어렵다"며 "초과 이익이라면 기준선이 필요하지만, 측정이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논란이 이어지니 기업의 혁신역량이 떨어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특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은 수요 팽창으로 이익이 나지만 반도체는 업황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지금 수요층이 몇 개의 (빅테크) 기업에 집중돼서 이 수요층의 자본 조달에 민감하게 반영할 수밖에 없다. 지금 반도체 주가가 흔들리는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안동현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을 고려해, 이익이 재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의 자본 조달은 내부 유보, 차입금 및 회사채, 주식 유상증자 순서로 이뤄진다"며 "수익 변동성이 큰 기업들일수록 내부 유보 이익으로 재투자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교수는 "지금은 승자독식 시장이기 때문에 큰 금액을 투자하고도 혁신성에서 떨어지면 수익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미래 수익을 위한 재투자 재원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정부가 인프라, 정책 지원이 있으니 이익 환수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비판했다.
그는 "용수, 전력 인프라는 공공재다. 광주 반도체 산단을 위해 댐을 짓는다고 해도 농민, 주민, 다른 기업들도 쓰고, 이에 대한 대가는 이미 법인세로 (정부가) 받고 있어 추가적인 배분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일정 부분에 이상의 이윤에 대해서 법인세 추가 징수를 통해 소득 재분배나 형평성에 활용하는 방안은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동욱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하기 위한 법적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AI를 통한 생산 방식의 변화가 이제 시대적 대세라는 것은 누구나 다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이익이 적당히 재투자하지 못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기업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고려할 때 AI 도입이나 생산 방식 변화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노동시장 변화와 사회적 변화에 얼마나 노동법이 발 빠르게 발맞춰서 맞춰줄 것이냐에 관점에서 고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일정 소득 수준 이상의 고도 전문직 근로 시간 규제 적용 제외 검토 △인력 운용 법제의 예측가능성 제고(해고 요건에 선제적 구조조정 포함) △파견법 개정을 통한 인력 유연화 수단 확충 △사용자 개념의 명확화와 노동조합법의 체계화 △단체교섭 대상과 쟁의행위 목적 사항의 명확화 △노사협의회의 실질화 △재훈련·전직 지원 안전망의 동반 확충 등을 논의 과제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성공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위해서는 보호 수준의 형식적인 절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측가능성과 안전망의 조합이 핵심"이라며 "A·반도체 패권 경쟁의 본질은 결국 속도의 경쟁이다. 우리 기업이 이 경쟁에서 인력 운용의 속도라는 변수 때문에 뒤처진다면, 그 손실은 주주만이 아니라 그 기업에 고용된, 그리고 앞으로 고용됐어야 할 근로자들에게도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