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따라 수입물가 4.4% '뚝'…3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

"소비자물가 부담 덜었지만 중동긴장 재고조, 흐름 예단 못해"
AI 호황에 수출물량 16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수출물가 보합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10% 급등한 14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7.14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수입물가가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한 달 전보다 4.4% 하락하면서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반면 수출물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수출물량지수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요에 힘입어 16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6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보다 4.4% 떨어졌다. 2022년 12월(-6.5%)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6% 상승했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이 5월 배럴당 103.15달러에서 6월 79.45달러로 23.0% 급락하면서 원재료가 광산품(-11.3%)을 중심으로 10.3%, 중간재가 석탄·석유제품(-19.0%)과 화학제품(-3.3%)을 중심으로 3.2% 각각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1.6%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원재료와 중간재 수입물가의 오름세가 전년 동월 대비 둔화,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부담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7월 수입물가는 중동 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돼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환율도 지난 1~13일 평균 전월 대비 0.2% 소폭 상승,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3% 오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석탄·석유제품(-13.9%)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4.5%) 등이 올라 보합을 나타냈다. 월평균 환율이 5월 1490.11원에서 6월 1527.30원으로 한 달 새 2.5% 오른 영향도 있었다.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석탄·석유제품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48.9% 올랐다. 이는 1998년 3월(57.1%) 이후 2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우리나라 교역 상황을 보여주는 무역지수 부문에서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 영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수출물량지수가 반도체, 컴퓨터기억장치, 이동전화기 등의 증가로 전년 동월보다 29.8% 올라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승률이 2010년 1월(42.0%) 이후 16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수출금액지수도 1년 전과 비교해 74.8% 크게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는 반도체와 컴퓨터,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의 수입 증가로 12.0%, 수입금액지수는 30.5% 올랐다.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6% 오르면서 36개월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 증가에 힘입어 50.0% 상승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