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세 올린다…양도세 장특공제도 '실거주' 중심 개편
비거주 1주택 장기보유·고령자 공제 축소…초고가 주택 부담 가중
장특공제 보유 혜택 줄이고 '거주' 우대…23일 대토론회 거쳐 개편안 발표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정부가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과 초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을 검토한다. 현행 제도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 보유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가 주택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혜택을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모두 실수요자 중심으로 세제 체계를 재편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를 받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종부세에서는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를 손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주택자는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면 기간에 따라 20~50%, 소유자가 과세기준일 현재 만 60세 이상이면 연령에 따라 20~40%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두 공제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80%까지 중복 적용된다.
정부는 실제 거주하지 않은 채 장기간 보유한 주택이나 초고가 주택까지 높은 공제 혜택을 받는 현행 구조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고가 주택의 보유 부담은 높이되 중저가 주택이나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가급적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1주택자는 공시가격 12억 원까지 종부세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 원이다.
종부세를 산정할 때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한 뒤 기본공제 금액을 빼 과세표준을 계산한다. 현재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다.
세율은 2주택 이하의 경우 0.5~2.7%, 3주택 이상은 0.5~5.0%가 적용된다.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 부담은 전년도 재산세와 종부세 합계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이 설정돼 있다.
정부는 공시가격과 기본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세액공제, 세부담 상한 등 각 요소를 조정해 비거주·초고가 주택의 실질적인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세 부담을 한꺼번에 높이기보다 세액에 영향을 주는 각 요소의 적용 시기를 단계적으로 조정해 비거주·투기 목적 주택의 매각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부세 과세 체계를 다주택 여부 중심으로 유지할지, 보유한 주택의 총가액에 더 비중을 둘지도 논의 대상이다.
현재는 보유 주택의 합산 가액이 같더라도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기본공제가 적고 중과세율이 적용돼 더 많은 종부세를 낼 수 있다.
양도세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3년 이상 보유하면 거주하지 않아도 보유 기간에 따라 12~40%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 2년 이상 거주할 경우 적용되는 거주 공제 8~40%까지 합하면 최대 공제율은 80%에 달한다.
정부는 실제 거주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와 투기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는 줄이거나 폐지하고 거주 기간에 따른 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보유 공제를 없애고 거주 기간만으로 최대 80%를 공제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제율을 일괄적으로 바꿀 경우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는 만큼 중저가 주택보다는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조정지역에서는 다주택자도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3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제도를 손질할지도 검토 대상이다.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계속 보유할수록 양도 단계의 세 부담이 커지도록 해 시장에 조기 매물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제 전반에 대해서도 연구용역과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각각 여는 공개 토론회에서 의견을 수렴한다. 이어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토론회를 거쳐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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