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이 꺼낸 '보유세 6대 쟁점'…누구에게 얼마나 더 걷나
실효세율 0.15%, OECD 평균 절반…국제비교가 인상론 근거
차등 폭·초고가 기준선은 안갯속…거래세와 세수 용도도 쟁점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오는 23일 열리는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보유세 개편을 둘러싼 6가지 핵심 쟁점을 직접 제시하며 세제 개편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적정 보유세 수준부터 1주택자·다주택자 간 차등 여부, 초고가 주택 기준, 보유세수 활용 방안까지 향후 개편 방향을 좌우할 주요 쟁점을 공개한 것이다.
정부는 국제 비교 등을 근거로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구체적인 인상 폭과 적용 대상, 거래세와의 조정 방식 등 핵심 설계는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오는 23일 대토론회를 거쳐 세제 개편안의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엑스(X)를 통해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6가지 쟁점을 열거했다.
쟁점은 △적정 보유세 수준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다주택 간 차등 여부 및 폭 △초고가 실거주 주택의 별도 처리 여부 △추가 부담시킬 초고가주택 기준선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 △보유세수의 용도 등이다. 이 대통령은 관련 부처와 청와대 참모진에 이 같은 쟁점을 사전에 공지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날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제 전반에 대해서도 연구용역과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각각 공급, 금융, 세제를 주제로 사전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후 23일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대토론회에서 그동안 나온 의견을 종합해 정책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세제개편안은 토론회 이후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보유세 수준을 둘러싼 논쟁의 출발점은 국제비교 수치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3%)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미국 뉴욕(1%)이나 일본 도쿄(1.7%)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다는 게 정부가 인상 필요성을 설명하는 핵심 근거다. 민간 부동산 대비 보유세 부담 비중을 봐도 한국은 0.21%(2022년 기준)로 영국(0.64%), 일본(0.49%), 프랑스(0.34%)보다 낮은 수준이다.
차등과세 방향은 실거주 1주택자는 부담을 완만하게 유지하고, 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법인은 강하게 조이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 대통령이 "어느 정도 차이가 적정한지"를 직접 쟁점으로 던진 만큼, 구체적인 차등 폭은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초고가 실거주 주택을 별도로 취급할지, 취급한다면 기준선을 얼마로 할지도 미확정이다. 시장에서는 20억, 30억, 40억 원 등 여러 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해 초고가 구간에 누진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세를 실제로 끌어올릴 수단으로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종부세와 재산세 과세표준을 정하는 이 비율은 2021년 95%까지 올랐다가 직전 정부에서 60%로 낮아진 상태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를 80~10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와 함께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종부세·재산세 과세표준 구간 조정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도 이 대통령이 직접 짚은 쟁점 중 하나다. 시장에서는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양도소득세·취득세 등 거래세는 낮춰야 매물 잠김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보유세만 강화되고 거래세 부담까지 커지면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가 매도 대신 버티기를 선택해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정부는 이미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개하는 등 거래세 정상화도 함께 추진하는 분위기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손질 대상으로 거론된다. 현재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세제 혜택을 주는 구조인데, 실제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한 주택에 대해서는 공제 혜택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가능성이 있다.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는 실거주 요건을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그리는 큰 틀로 분석된다. 그러나 두 세목을 동시에 조이는 데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보유세수의 용도는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 쟁점화된 항목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으나,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가 혼재된 현행 세수 구조상 지방자치단체 간 배분 문제와도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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