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집값 압박에…전문가들 "16일 금리 인상, 10월 한 차례 더"[금통위폴]
전문가 10명 전원 7월 25bp 인상 전망…연내 두 차례 인상 예상
고물가·고환율에 치솟은 집값까지…"금리인상 명분 충분히 쌓였다"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물가 불안과 원화 약세,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진 데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세까지 개선되면서 금리 인상 명분이 충분히 쌓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달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10월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려 연말 기준금리를 3.00%로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는 물가와 경기 흐름에 따라 내년 1분기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르며 이번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12일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수의견과 관련해서는 10명 중 9명이 만장일치 인상을 예상했다. 나머지 1명은 동결 소수의견 1명이 제시될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지난 5월 금통위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회의였다면, 이번 7월 금통위는 실제 인상을 단행하는 회의가 될 것으로 봤다.
중동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높아진 점이 첫 번째 인상 근거로 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지난 5월(3.1%)보다 0.1%포인트(p) 높아진 수준으로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국내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금리 인상 명분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상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성장률을 2.6%로 상향 조정했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3%대 전망까지 제시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금리 인상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던 이전 회의와 달리, 성장과 물가, 환율, 부동산 등 주요 여건이 모두 인상 쪽을 가리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는 높고 환율도 좋지 않은 데다 외환시장 변동성도 크고,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아웃풋갭이 플러스일 것 같다"며 "가계부채도 높고 주식시장도 연초나 연말과 비교하면 워낙 강한 수준이라 지금은 전방위적으로 인상을 함에 있어 어떠한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와 물가 설명회 등에서 이미 신호가 충분히 나왔고, 최근 수출 지표도 호조를 보였다"며 "특히 부동산 가격과 환율 같은 금융안정 문제가 최근 많이 불거졌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현송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부터 금리인상 신호를 내놨다. 당시 신 총재는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지난 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와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를 이유로 들었다.
연말까지 금리 경로와 관련해서도 전문가 10명 모두 연내 두 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이달 기준금리를 2.75%로 올린 뒤 10월 한 차례 더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7월과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국제유가가 고점에서 일부 내려왔고, 환율도 최근 하락 흐름을 보인 만큼 한은이 급하게 연속 인상이나 빅스텝(한 번에 0.5%p 인상)에 나서기보다는 7월 인상 이후 정책 효과와 물가·환율 경로를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내 총 2회 인상, 7월과 10월을 예상한다"며 "7월 인상 이후 8월은 정책 효과를 점검하며 동결하고, 10월에 한 차례 더 인상한 뒤 11월은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물가 고점은 사실상 6월이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수치상 기저효과로 8월 정점 가능성이 있다"며 "8월 백투백(연속) 인상의 필요성은 크지 않고, 8월 경제전망과 점도표 상향 조정 이후 10월 인상이 보다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환율 경로를 감안했을 때 올해 한 차례 이상의 인상은 필요하지만, 빅스텝이나 백투백 인상을 해야 할 만큼 시급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7월과 10월 두 차례 인상 이후 특별하게 물가가 더 튀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추가 인상보다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를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유가 상승에 따른 공급물가 충격이 한국 소비자물가를 3%대까지 끌어올렸고, 반도체 호조에 따른 성장률 개선의 수요 견인 압력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 3.00%, 내년 1분기 3.25%를 이번 사이클의 터미널레이트(최종금리)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는 유가와 환율, 반도체 수출 흐름, 수도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꼽혔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재점화되고 있는 중동 분쟁으로 유가 상승 압력이 높고, 중동 상황에 더해 수급 쏠림 등으로 고환율이 계속되고 있다"며 "유가와 환율이 향후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물가 리스크와 수도권 집값이 주요 변수"라며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도 수도권 집값 상승 기대가 여전하고, 중동전쟁이 다시 불확실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함께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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