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럽 잇단 금리 인상…'물가·부동산·빚투'에 한은도 인상 초읽기

일본은행, 31년만에 기준금리 1%로 인상…유럽은행도 2→2.25%
"물가 상방압력에 금융시장 불안까지…한은도 7월 금리인상 초읽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8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일본은행이 31년 만에 기준금리를 1%대로 인상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 통화긴축 기조를 강화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동발(發) 국제유가 상승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긴축 기조도 재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배경으로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도 유럽도…글로벌 물가 상승에 잇단 금리 인상

17일 한은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일본의 정책금리가 1%대에 진입한 것은 1995년 이후 31년 만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중동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 소비자물가지수는 4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3월(2.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생산자물가를 보여주는 5월 기업물가지수도 6.3% 올라 3년 2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은행은 이날 공표한 결정문에서 향후 "경제·물가·금융 정세에 따라 계속해서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열어둔 셈이다.

이처럼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11일 예금금리를 연 2%에서 2.25%로 0.25%p 올리는 등 약 3년 만에 긴축 기조로 선회했다.

ECB 역시 물가 상승을 금리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ECB는 "중동 전쟁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충격이 어떻게 전개되고 유로존의 중기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실제 ECB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6%에서 3.0%로, 내년 전망치는 2.0%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ECB의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우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성명서에서 금융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가 삭제되며, 매파적 색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연준은 금융시장의 조기 완화 기대를 억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성명서와 점도표는 시장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인 방향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내 1회 인하를 전망하는 위원 수가 감소하고, 연내 동결을 예상하는 위원 수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인식하는 정책 경로 또한 점진적인 완화에서 장기 동결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8회 연속 동결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뛰는 물가에 부동산 상승·빚투까지…韓, 금리 인상 요소 '가득'

우리나라도 다른 주요국과 같이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방 압력이 심화하는 추세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1월과 2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0% 상승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월 말부터 발생한 중동 전쟁 여파에 따라 3월(2.2%), 4월(2.6%), 지난달(3.1%) 연속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유가가 최근 8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종전 이후에도 고유가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역시 당분간 3%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6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는 예외로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기준금리를 앞으로 인상함으로써 여러 가지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금리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특히 물가 외에 금융 안정 측면을 보더라도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7% 오르며 6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빚투'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81조 8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6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신 총재도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매매 및 전월세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추가 상승기대도 다시 높아졌다"며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과정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빚투도 크게 늘었다"고 우려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