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창업기업 5년차 영업이익률 -3.3%…기술 사업화·수익성 '낙제점'
대학 창업기업 5년 생존율 74%…일반 창업·OECD 평균 크게 웃돌아
기술이전율 26% 그쳐…한은 "사업화·스케일업 성장사다리 구축 필요"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국내 대학 창업기업의 창업 5년 차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3.3%로 악화되고 기술이전율은 26%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생존율은 74%로 일반 창업기업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웃돌았지만, 외형 성장이 기술 사업화와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대학에 축적된 원천기술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전 주기에 걸친 '성장사다리'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은 경제연구원 인구노동연구실 소속 김태경 실장, 정종우·유인경·유선희 과장, 김소연 조사역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단계별 제약요인 진단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창업기업 수는 2011년 987개에서 2024년 2887개로 약 3배 증가했다. 대학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74%로 일반 창업기업(33.8%)과 OECD 평균(45.4%)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창업 증가가 사업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대학의 기술이전율은 약 26%로 미국(40.9%)과 영국(61.0%)에 크게 못 미쳤다. 기술이전 이후 실제 매출이 발생한 비율도 2019년 26.6%에서 2023년 19.2%로 하락했다.
기술이전율은 신규 확보 기술 대비 기술이전 건수로, 확보한 신규 기술 중 실제 사업화를 위해 기술이전료를 내고 사간 비율이다. 대학이 보유한 특허 등 기술을 사용하려면 기술이전료를 내야 한다.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의 경영 성과도 부진했다. 대학 창업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창업 1년 차 1.2%에서 5년 차 -3.3%로 악화됐고, 부채비율은 제조 중소기업 평균(111.2%)을 크게 웃도는 159.2%에 달했다.
보고서는 대학 혁신창업 기업이 제품 상용화와 시장 진입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딥테크·지식산업 특성을 갖고 있어 이러한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 사업 초기 단계를 넘어 스케일업 단계까지 연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채 사장되는 원천기술이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죽음의 계곡은 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사업화 불확실성으로 정부 지원은 중단되고 민간 투자도 유입되지 않아 시장 진입에 실패하는 구간을 의미한다.
정 과장은 "창업 기업이 초기 성장 과정에서 겪는 자금난을 보통 업계에서는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며 "대학 혁신창업 기업들은 성장 과정에서 크게 두 번의 자금난, 즉 두 번의 죽음의 계곡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대학 혁신창업 기업의 질적 성장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사업 착수 △사업화 △스케일업 △후속투자·회수 등 창업 전 주기에 걸친 구조적 제약을 지목했다.
사업 착수 단계에서는 교수 업적평가에 창업 성과 반영이 제한적이고 실패 이후 복직·복학 안전망도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화 단계에서는 변리사와 기술거래사 등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테스트베드와 공용장비도 충분하지 않아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자금조달 공백 문제가 두드러졌다. 대학 창업 유경험자 가운데 46.3%는 최근 3년간 외부 자금조달에 실패했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초기 자금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시리즈A 등 사업 고도화 과정에서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는 '두 번째 죽음의 계곡'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 투자 단계에서는 IPO 중심의 회수 구조도 문제로 꼽혔다. 국내 창업기업 회수시장은 상장까지 평균 14.7년이 걸리는 IPO 비중이 높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에 대한 규제로 인수합병(M&A) 수요도 제한돼 투자 회수 경로가 협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대학 창업의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해 대학 거버넌스 개혁, 공공부문의 수요자 역할 확대, 민간 투자 활성화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과장은 "학술 활동을 장려하는 것은 당연히 하되, 추가적으로 기술이전이라든지 창업과 관련된 성과를 달성했을 때 그에 대한 평가를 좀 더 강화하자는 내용"이라며 "공공 부문이 첫 구매를 해주면 그 구매 건수가 일종의 무형 담보자산으로 활용돼 추가적인 자금 유입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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