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빚투' 사상 최대…반도체 기대에 '삼전닉스 레버리지' 투자 몰려

신용융자 중심 레버리지 투자 급증…주요국보다 증가 속도 빨라
한은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 낮아…주가 조정시 변동성 증폭 유의"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욜이 표시되고 있다. 2026.6.4 ⓒ 뉴스1 권현진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신용융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불어나며 사상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 기대에 레버리지 투자까지 몰리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현재로선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주가 조정 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 금융시장국 주식시장팀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개인 순매수 규모와 거래대금이 확대되는 가운데 신용융자잔고와 고객예탁금도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대규모 신용융자 설정과 상환, 반대매매 등이 동시에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시장 변동성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는 매수할 주식을 담보로 차입하는 신용융자·신용미수와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증권담보대출·스탁론 등 주식투자와 직접 연계된 차입수단의 합계로 정의된다.

이 가운데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으며, 중동 정세 악화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시기에도 추가 상승 기대에 기반한 차입 투자가 지속됐다.

보고서는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시가총액이나 투자대기자금 대비로는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화량(M2) 대비 비율은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신용융자 증가 속도도 주요국을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율은 72.5%로 △미국(36.3%) △중국(36.0%) △일본(21.0%) △대만(4.8%)보다 훨씬 높았다.

레버리지 투자 증가는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모습도 보였다. 반도체 업종은 영업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되면서 신용융자잔고가 지난해 하반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관련 하드웨어와 2차전지, 전력기기, 자동차·로봇 등에서도 레버리지 포지션이 확대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신용융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과도한 레버리지 누적이 주가 조정 국면에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올해 2~3월 주가 급락 당시 담보유지비율 140%를 밑도는 계좌 비중이 급증했고 반대매매 규모도 일시적으로 확대됐다.

연구진은 과도하게 누적된 레버리지 투자가 주가 급락기에 대규모 반대매매뿐 아니라 외국인·기관의 리스크 관리, 파생상품 포지션 청산 등과 맞물려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개인 신용공여 확대가 기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증가를 바탕으로 개인 신용공여를 확대했지만 감독당국 규제와 기업금융 신용공여 관리 필요성 등으로 최근에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국내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 신용공여를 관리하고 있으며, 주가 급락 시 담보주식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 급등 과정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 심리가 확산돼 후발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가 늘어날 경우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신용대출과 약관대출, 온투업 연계 금융 등을 활용한 넓은 범위의 레버리지 주식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개인 레버리지 투자가 주식시장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이날 '주요국 시장지표에 내재된 기대인플레이션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함께 내고 중동전쟁 이후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 경로가 긴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아직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차질이 심화될 경우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