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통화는 사회적 제도…기술만으로는 문제해결 못 해"

이틀간 BOK 국제 컨퍼런스…디지털 화폐·AI·중앙은행 역사 등 논의
ECB 슈나벨 이사 기조연설·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패널 참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8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일 "통화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문제"라며 디지털 혁신 시대에도 중앙은행이 통화 시스템의 근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날 서울 한국은행 별관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2026년 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기술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기술만으로는 우리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통화라는 것은 사회적 제도"라며 "경제 활동을 조율하는 공통의 언어이고, 그 근간에는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 통화 시스템을 설계할 때 핵심 질문으로 통화의 신뢰를 보존할 것인가를 꼽았다. 신 총재는 "지급을 수신할 때 다시 무언가를 돌려받을 것이라는 신뢰를 서로 간에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통화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는 조율의 기구"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는 이번 콘퍼런스가 단기 정책 과제를 넘어 화폐의 역사적 기원과 미래 혁신을 함께 다루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그는 "앞을 내다보려면 뒤를 돌아봐야 한다"며 "중앙은행의 기원 자체가 지급결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통화 시스템 혁신은 굉장히 고전적인 주제"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부터 이틀간 '중앙은행, 그리고 화폐의 미래(Central Banks and the Future of Money)'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금융안정과 통화정책의 연계, 디지털 화폐와 지급결제 혁신,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전략,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등을 망라한다. 2005년부터 개최된 BOK 국제콘퍼런스는 국내외 학계와 정책 일선 저명인사들이 주요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오프닝 세션은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이사의 기조연설로 이어진다. 슈나벨 이사는 '단기금융펀드(MMF)에서 스테이블코인까지: 중앙은행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약 40분간 발표할 예정이며, 이후 신 총재와 정책 대담을 진행한다.

오후에는 세션별 논문 발표가 이어진다. 토비아스 아드리안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자본시장국장이 '금융 취약성과 통화정책'을 발표하고,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가 디지털 통화 설계 시의 '결제·신용·프라이버시 트릴레마'를 다룬다. 마이클 웨버 퍼듀대 교수는 정치 지도자에 대한 인식이 중앙은행 독립성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소개할 예정이다.

2일차에는 로버트 타운센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의 특별강연을 시작으로, 1717~23년 영국 국채 구조조정을 다루는 역사 세션과 AI의 중앙은행 활용을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된다. 신 총재는 개회사에서 한은이 내부 자체 개발 AI 시스템을 운영 중임을 언급하며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다양한 중앙은행 간의 경험을 비교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콘퍼런스 마지막 일정인 패널토론에서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5인이 '디지털 경제 시대의 중앙은행 역할'을 주제로 토론한다. 한은에서는 이수형 금융통화위원이 패널로 참여하며, 토론 좌장은 타운센드 교수가 맡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