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에 기업심리 반등…제조업 3년 9개월 만에 '낙관' 전환

IT제품 수출·운임 상승에 제조업 회복…운수·도소매업도 개선
체감경기 반등 속 기업 경영 최대 애로는 여전히 '원자재값 상승'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에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 호조와 해상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 영향으로 이달 기업심리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 완화 기대가 확산되며 대외 불확실성도 일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업황과 자금 사정 개선에 힘입어 2022년 8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상회했다. 비제조업도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 업황 개선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IT·배터리 호조에…제조업 심리 '3년 9개월' 만에 기준선 상회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6년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CBSI는 전월보다 4.0포인트(p) 상승한 98.9로 집계됐다.

CBSI는 주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기초로 산출하는 체감 경기 지표로, 장기 평균(100)을 웃돌면 경기 낙관을, 밑돌면 비관을 의미한다.

이흥후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중동전쟁과 미국·이란 종전협정 관련 기사 등이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중동 전쟁에 대한 종전 기대감이 커졌고, 환율이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상승에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기여했다. 제조업 CBSI는 100.8로 전월보다 1.7p 상승했고, 비제조업은 97.5로 5.4p 올랐다.

제조업에서는 업황(+1.4p)과 자금사정(+1.3p)이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달 상승 요인이었던 제품재고 기여도는 마이너스(-)1.8p로 하락 전환됐다. 이는 공급 차질에 따른 재고 감소 효과보다 실제 업황과 수익성 개선 영향이 커졌다는 의미다.

업종별 BSI 실적을 보면 제조업에서는 전기장비(업황 +6p·제품재고 -6p), 전자·영상·통신장비(자금 사정 +8p), 기타 기계·장비(업황 +9p·자금 사정 +8p)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전기장비는 자동차용 배터리 중심의 수출 증가 영향이 반영됐고, 전자·영상·통신장비는 반도체 및 부품업체 실적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기타 기계·장비는 반도체·조선·방산 등 산업 수요 증가가 배경으로 꼽혔다.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보다 6p 오른 80으로 집계됐다. 매출BSI와 수출BSI도 각각 6p, 5p 상승했다.

이 팀장은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100.8로 2022년 8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기준치를 상회했다"며 "전반적으로 제조업체들이 장기 평균에 비해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제조업도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보였다. 운수창고업은 외항화물 운송업체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 연휴 기간 여객운송 확대 영향으로 업황(+17p)과 채산성(+15p)이 개선됐다. 도소매업 역시 화학제품·철강재·의약품 도매업 중심으로 업황(+6p)과 채산성(+6p)이 상승했다.

이 팀장은 "수입선 다변화를 통한 원자재 수급 차질 완화로 물동량이 증가하고 제조업 업황이 개선되면서 운수·창고업이나 도매업 등의 지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예술·스포츠·여가업도 가정의 달 행사와 야외활동 증가 영향으로 업황(+12p), 매출(+13p)이 개선됐다.

대기업·수출기업 중심 회복…중소기업은 재고 누적으로 지수 하락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 CBSI는 96.2로 전월보다 0.6p 하락한 반면 대기업은 103.4로 3.4p 상승했고, 수출기업도 105.3으로 1.9p 올랐다.

이 팀장은 중소기업 심리지수 하락과 관련해 "중소기업은 업황과 자금 사정은 개선됐지만 제품 재고 누적이 하락을 주도했다"며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에 대비해 중소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원자재 가격 상승'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먼저 제조업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32.8%)에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17.7%), 내수부진(15.5%)이 애로 요인으로 꼽혔다. 내수부진 응답 비중은 전월보다 1.7%p 상승했다.

비제조업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18.0%) 불확실한 경제상황(17.7%)과 내수부진(17.0%)이 꼽혔다. 인력난·인건비 상승 응답 비중은 전월보다 1.6%p 상승한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1.4%p)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0%p) 응답 비중은 각각 하락했다.

다음 달 전산업 전망 CBSI는 97.6으로 전월보다 3.7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은 100.3으로 2.3p 상승했고, 비제조업은 95.9로 4.7p 올랐다.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5.8p 상승한 97.5를 기록했다. 제조업의 수출전망(기여도 +1.1p), 가동률전망(+1.1p), 자금사정전망(+1.1p)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 ESI에서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95.2로 전월과 동일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