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올해 韓 성장률 2.5%로 상향…수출 9244억 달러 '사상 최대'

중동리스크 넘은 'AI·반도체 효과'…무역수지 2190억달러 최대 흑자 전망
"반도체 가격 상승 착시 도치돼선 안돼…업종별 양극화, 미래혁신 투자 시급"

국내 주요 거기 경제지표 전망 (산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5.26/뉴스1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산업연구원(KIET)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하고, 수출은 924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호황이 전체 성장과 수출 개선을 견인한 결과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13대 주력 산업의 수출 증가율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추격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이번 반도체 호황이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업연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가격 효과에 의존한 회복이 아닌 실질 생산과 투자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브리핑에서 "반도체의 수출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설비 투자, 내수에 미치는 영향으로 국내 거시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과 무역 수지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도치돼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좋은 실적은 상당 부분 (반도체의) 가격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실질 생산이 확대돼야 장기적으로 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진다"며 "가격 효과가 기업의 재무 상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국민 소득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 확보, 구조조정 필요한 부문의 경우에는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GDP 2.5% 성장, 수출 9244억 달러…중동 전쟁 불확실성보다 반도체 효과 컸다

이날 산업연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상반기 성장률은 2.9%, 하반기는 2.1%인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은 "2026년 국내경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과 관련 비용 상승이 소비 및 생산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나,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함께 반도체 등 정보기기(IT) 경기 호조로 인한 투자 및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전개 양상,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 정도, AI 수요 기반의 ICT 경기 호조 지속 여부,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등이 주요 변수"라며 "대내적으로는 소비 회복과 투자 호조의 지속 여부, 해외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의 부정적 영향 정도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유가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이 악화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점진적으로 개방되더라도 더디게 하락해 전년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성욱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1.8% 정도 상승한 배럴당 94.8달러 하반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33.4% 상승한 89.3달러로 예상된다"며 "연평균으로는 전년 대비한 32.6% 정도 상승한 배럴당 92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연은 수출 전망치로 전년 대비 30.3% 증가한 9244억 달러를 제시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출 호조 핵심인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반도체 수요와 정보통신기기 등 ICT 중심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도 2190억 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달러·원 환율은 상반기 1474.6원(3.4%↑), 하반기 1447.5원(3.4%↑)으로 연평균 1451.0원(2.7%↑)으로 전망됐다.

홍 연구위원은 "미국의 인플레 부담에 따른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대(對)미국

투자 집행 등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나,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세, 국내 증시 관련 외국인 투자 유입,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영향 등을 바탕으로 점진적 하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3대 주력산업의 산업전망 기상도 (산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5.26/뉴스1
반도체 사이클 AI 경쟁에 달려…내년 초까지는 호황 이어질 듯

13대 주력 산업 전망에서는 AI 유관 산업과 아닌 산업의 전망이 갈렸다.

산업연은 "AI 투자 확대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정보통신기기·이차전지·바이오헬스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출 측면에서는 고성능 메모리·SSD 수요 확대에 힘입어, IT 중심의 수출이 증가하나 자동차·일반기계·섬유·가전·디스플레이 등은 미국 관세정책, 중동 리스크, 중국 경쟁 심화 및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특히 유가 영향을 크게 받는 정유·석유화학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는 상승할 수 있지만, 원유 가격 변동성 및 공급 불확실성으로 인한 보수적 정제설비 운영으로 생산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산업연은 내년 초까지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양팽 산업연 연구원은 "이번 전례 없는 긴 호황은 과거에는 개인 소비에 따라 경기가 좌우됐지만, 지금은 빅테크 중심의 B2B가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호황이 지속되는 것은 기업들이 AI 부분에서 경쟁을 지속하고, 과다한 중복 투자도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략하게 표현하면 이러한 경쟁이 종료되면 호황도 멈출 수 있다"며 "(경쟁에서) 탈락하는 기업이 나오는 것은 빨라도 내년 초반까지는 어렵지 않겠나 싶다. 호황은 그 정도까지는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호황 사이클에 따른 경제 효과가 미래지향적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권 원장은 "반도체 부분의 높은 수요가 (호황으로) 확인이 되고 나면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산업 측면에서는 다운턴(하향기) 대응과 중국의 추격을 감안해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 경제적으로 보면 (호황으로 인한 국내에 유입된 경제적 이익이) 너무 자산 시장으로 집중되지 않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재투자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하될 것 같다"며 "민간 기업의 이익이나 투자 방향을 정할 수는 없지만, AI 시대에 앞서 나가도록 피지컬 AI나 소형모듈원전 등 혁신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가 되는 등 수익을 선순환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산업 정책의 주안점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