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진퇴양난…이창용 마지막 금통위, '7연속 동결' 유력

채권전문가 93% "동결 예상"…유가·환율 급등에 인상도 인하도 명분 없어
연말까지 관망 기조 전망 속 3분기 인상론도 고개…물가·성장 평가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은행이 10일 올해 세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동반 급등하며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전쟁의 실물경제 충격이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7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이번 금통위는 오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창용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뚜렷한 방향 전환보다는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유가·환율 동반 급등…인상도 인하도 '명분 부족'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신중한 관망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가장 큰 배경은 중동 전쟁을 둘러싼 극심한 불확실성이다. 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지만, 동시에 실물경제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금리 인상도, 인하도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한 상황에서 선제적 금리 인상은 재정 정책과의 조합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직전 조사(99%) 대비 6%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고환율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동결 전망이 다소 줄었다는 분석이다.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인상 소수의견 1명이 나올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유가 급등으로 금융안정·물가 양 측면에서 인상의 명분이 조금씩 쌓이고 있어 이번이 인상 빌드업의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연말까지 방향 전환 힘들다" 관측 속 3분기 인상론도 부상

기준금리가 이날 동결될 경우 향후 금리 경로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이 연말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3분기(7월) 중 한 차례 인상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동결 기조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지정학 리스크가 물가에는 상방 요인이지만 성장에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인상 조건이 갖춰지기 어렵다고 봤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성장과 물가가 동시에 높아지는 그림이 펼쳐지기 어렵다"며 "동결 장기화 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5~8월 물가가 2.9~3.0% 수준까지 치솟는다면 3분기(7월) 한 차례 인상으로 연말 2.75%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은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물가 경로를 꼽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한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건드릴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물가·성장 전망에 대한 한은의 시각 변화가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이달은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 발표가 없지만, 5월 전망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성명문에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