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 269.7조 '역대 최대'…주식·ETF 투자 열풍 영향

금융기관 차입 75.9조로 급증…주담대 중심 부채 확대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 88.6%, 전년比 1.0%p↓…"대출규제 영향"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2026.4.9 ⓒ 뉴스1 김성진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269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4조 원 넘게 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등 증권 투자 확대가 자금 운용 증가를 주도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 차입도 75조 9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전년보다 1.0%포인트(p)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69조 7000억 원으로 2024년(215조 5000억 원)보다 54조 2000억 원가량 크게 늘었다.

이는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 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순운용은 0보다 클 때 여윳돈의 증가분을 가리킨다.

대출 등 조달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자금 운용 규모는 342조 4000억 원으로 1년 전(248조 8000억 원)보다 93조 6000억 원 급증했다.

가계의 여윳돈 증가는 주식 등 지분증권 투자 확대 영향이 컸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전년 42조 2000억 원에서 106조 2000억 원으로 무려 64조 원 증가했다.

보험과 연금 준비금은 87조 1000억 원으로 전년(46조 1000억 원)보다 41조 원 늘었다. 반면 채권의 경우 전년(37조 4000억 원)보다 32조 8000억 원 감소한 4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 예금을 포함한 금융기관 예치금도 113조 7000억 원에서 131조 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김용현 자금순환팀장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보험 및 연금 준비금 등을 중심으로 자금 운용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 확대는 주식 상승에 따른 주식 투자와 ETF·펀드 투자 증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 모습. 2026.2.11 ⓒ 뉴스1 김민지 기자

가계는 자금 운용과 함께 조달(금융부채 거래)도 금융기관 차입을 중심으로 늘렸다.

지난해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은 75조 9000억 원으로 전년(29조 1000억 원)보다 46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이중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전년(33조 5000억 원)에서 61조 9000억 원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조달 증가를 이끌었다.

김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 규모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6201조 9000억 원으로 1년 새 729조 3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금융부채는 2441조 2000억 원으로 73조 7000억 원 늘어났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3760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655조 6000억 원 증가했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54배로 전년 말 2.31배보다 상승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작년 순조달 규모가 34조 2000억 원으로 전년(77조 5000억 원)보다 축소됐다.

반대로 일반정부는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늘면서 순조달 규모가 전년(36조 1000억 원)보다 증가한 52조 6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김 팀장은 "기업 순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둔화되면서 순자금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며 "투자가 지연되면서 남는 이익이 예치금으로 쌓이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두 차례 추경 집행 등으로 국채 발행이 늘면서 자금 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편, 2025년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전년 말(89.6%)보다 1.0%p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89.3%)와 비교해서도 0.7%p 낮아졌다.

김 팀장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GDP 증가율보다 낮아지면서 비율이 하락했다"며 "6·27 부동산 대책과 11·5 대책,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가 지속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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