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 269.7조 '역대 최대'…주식·ETF 투자 열풍 영향
금융기관 차입 75.9조로 급증…주담대 중심 부채 확대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 88.6%, 전년比 1.0%p↓…"대출규제 영향"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269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4조 원 넘게 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등 증권 투자 확대가 자금 운용 증가를 주도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 차입도 75조 9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전년보다 1.0%포인트(p)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69조 7000억 원으로 2024년(215조 5000억 원)보다 54조 2000억 원가량 크게 늘었다.
이는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 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순운용은 0보다 클 때 여윳돈의 증가분을 가리킨다.
대출 등 조달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자금 운용 규모는 342조 4000억 원으로 1년 전(248조 8000억 원)보다 93조 6000억 원 급증했다.
가계의 여윳돈 증가는 주식 등 지분증권 투자 확대 영향이 컸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전년 42조 2000억 원에서 106조 2000억 원으로 무려 64조 원 증가했다.
보험과 연금 준비금은 87조 1000억 원으로 전년(46조 1000억 원)보다 41조 원 늘었다. 반면 채권의 경우 전년(37조 4000억 원)보다 32조 8000억 원 감소한 4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 예금을 포함한 금융기관 예치금도 113조 7000억 원에서 131조 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김용현 자금순환팀장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보험 및 연금 준비금 등을 중심으로 자금 운용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 확대는 주식 상승에 따른 주식 투자와 ETF·펀드 투자 증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가계는 자금 운용과 함께 조달(금융부채 거래)도 금융기관 차입을 중심으로 늘렸다.
지난해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은 75조 9000억 원으로 전년(29조 1000억 원)보다 46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이중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전년(33조 5000억 원)에서 61조 9000억 원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조달 증가를 이끌었다.
김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 규모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6201조 9000억 원으로 1년 새 729조 3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금융부채는 2441조 2000억 원으로 73조 7000억 원 늘어났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3760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655조 6000억 원 증가했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54배로 전년 말 2.31배보다 상승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작년 순조달 규모가 34조 2000억 원으로 전년(77조 5000억 원)보다 축소됐다.
반대로 일반정부는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늘면서 순조달 규모가 전년(36조 1000억 원)보다 증가한 52조 6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김 팀장은 "기업 순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둔화되면서 순자금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며 "투자가 지연되면서 남는 이익이 예치금으로 쌓이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두 차례 추경 집행 등으로 국채 발행이 늘면서 자금 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편, 2025년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전년 말(89.6%)보다 1.0%p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89.3%)와 비교해서도 0.7%p 낮아졌다.
김 팀장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GDP 증가율보다 낮아지면서 비율이 하락했다"며 "6·27 부동산 대책과 11·5 대책,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가 지속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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