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에 숨통 트인 韓경제…전문가 "관건은 '종전 선언' 여부"
유가 14%·환율 24원 급락하며 안도감…JP모건 "유가 67달러" 전망도
전문가 "종전 확정돼야 정상화…5월 이후 물가 2% 전후 안정 기대"
- 전민 기자,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하자, 국제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며 한국 경제 전반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휴전만으로는 완전한 정상화가 어렵고, 종전 선언이 있어야 물가와 성장률 등 거시경제 안정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가격은 오전 기준 배럴당 97달러 내외로 약 14% 급락했으며, 브렌트유도 약 13% 하락한 95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유가가 배럴당 67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2주 이내 WTI 기준 70~80달러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가 급등에는 향후 비관적 전망이 크게 반영된 측면이 있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될지는 이란전 이후 중동 지역 원유 정제·저장시설의 피해 규모와 원유 공급 회복 속도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 급락은 외환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전 달러·원 환율은 전일 주간거래 종가 대비 24.3원 내린 1479.9원으로 출발해 시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가와 원화가 커플링돼 움직이는 경향이 커졌다"며 "유가 급락에 달러·원 환율도 갭을 크게 낮춰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종전이 실현될 경우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 이전에도 이미 1400원대에 있었던 만큼 1400원대 초반까지는 내려갈 수 있지만, 그 이하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도 "전쟁이 완전히 종결돼 호르무즈가 뚫리고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면 1420원대까지 하락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쟁 이전 수준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외화 유동성이 민간에 집중돼 있어 위기 시 자발적 환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환율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1400원 이하로 내려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가의 경우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으나, 즉각적인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쟁 영향이 4~5월까지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뒤, 유가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면 5월 이후 2% 전후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 교수는 "전쟁 여파가 4~5월까지 물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후에는 다시 2% 전후로 안정될 수 있다"며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산품 가격 등이 시차를 두고 물가를 밀어올리는 구조인 만큼,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은) 2%대 중반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나왔다. 강 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종전으로 호르무즈가 완전히 뚫리고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면 2% 성장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휴전만으로는 유가가 완전히 정상화되기 어렵고 종전 선언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성장률이 낮았던 만큼 기저 효과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휴전을 종전으로 가는 이정표로 평가하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제약으로 위축됐던 시장 심리가 2주 휴전으로 하나의 이정표를 만든 것은 분명하다"며 "종전이라는 최종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주식 시장 반응에 따라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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