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 2.2%↑…'중동 쇼크'에 석유류 9.9% 상승·3년5개월래 최대(종합)
석유류 9.9% 급등해 물가 끌어올려…경유 17%·휘발유 8% ↑
근원물가 2%대 유지, 서비스 물가 2.4% 상승…생활물가 2.3% 오름세
- 이강 기자,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이강 전민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올해 1~2월 연속으로 상승률 2.0%에 머물던 흐름을 깨고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석유류 가격이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채소·과일값이 내리며 농축수산물은 하락 전환했고, 설탕·밀가루 출고가 인하로 가공식품 상승세도 다소 둔화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과 2월 상승률인 2.0%에서 0.2%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2.4%로 반등한 이후 11월 2.4%, 12월 2.3%, 올해 1월 2.0%, 2월 2.0%를 기록하는 등 둔화 흐름을 보였으나,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이번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공업제품 내 석유류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으며, 이 중 석유류가 9.9% 급등했다.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미·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원유 공급망 불안이 국내 기름값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 결과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17.0% 올라 2022년 12월(21.9%)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휘발유는 8.0% 상승해 지난해 1월(9.2%)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교통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2024년 7월(5.2%)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13일 시작된 1차 석유 최고가격제로 충격이 일부 상쇄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2차) 최고가격제나 유류세 인하는 3월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국제 휘발유 가격을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60%대 상승률이 있고, 미국도 30%대, 일본은 10%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한국의 9.9%는 억제된 수준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휘발유의 수요는 승용차로 제한되는 반면, 경유의 경우에는 운송 등 용처가 많아 상승 폭이 더 크다"며 "석유류 가격은 즉각적으로 반영됐지만, 석유를 이용하는 2차 제품에는 아직 (가격 상승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항공료의 인상 여지도 언급됐다. 이 심의관은 "국제 항공료는 전전월달 중순부터 전월 중순까지의 국제 유가가 기준이 된다"며 "4월에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유료 할증료가 변동되면 국제 항공료 상승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6% 하락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산출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6.6% 하락했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는 4.6% 올랐지만,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은 각각 13.6%, 6.4% 내렸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쌀(15.6%) △조기(19.6%) △국산쇠고기(6.8%) △돼지고기(6.3%) 등은 전년보다 상승했다. 반면 △당근(-44.1%) △무(-42.0%) △양파(-29.5%) △배추(-24.8%) △배(-22.4%) △귤(-19.7%) 등 채소와 과일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2.4%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공공서비스가 1.0% 올랐고,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는 3.2% 상승했다. 특히 보험서비스료(14.9%), 가전제품수리비(14.2%), 해외단체여행비(8.0%), 공동주택관리비(4.6%) 등이 개인서비스 증가세를 견인했고 외식 물가는 2.8%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보다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1.6% 오르는 데 그쳐 2024년 11월(1.3%)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가격 인하 요청으로 지난 2월부터 출고가가 낮아진 설탕(-3.1%)과 밀가루(-2.3%)가 가공식품 오름폭 둔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심의관은 "설탕, 밀가루 출고가 인하 이후 재고 소진 등을 거치며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라면 등은 4월 출고분부터 인하가 예정돼 있어 4월 이후 소비자물가에 순차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수입 농축수산물의 경우 환율과 운반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것 같고, 외식이나 가공식품의 경우도 전쟁이 장기화되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외식이나 가공식품의 경우 상승하면 하락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당장 1~2개월 내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아 시차를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표도 2%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또 다른 근원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식품은 1.6%, 식품 이외는 2.8% 각각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도 전년보다 2.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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