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 물량 소진" 아동권리보장원 간부가 막말…내일 긴급인사위

"민감성 충분하지 못해…어휘 선택 부적절 판단, 내부지침 개선"
입양기록물 화학 방식 소독 추진…입양기록관 설립해 이관

입양 가족 사진. (기사와 사진은 관계없음) ⓒ 뉴스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아동권리보장원이 오는 2일 오전 긴급 인사위원회를 열고, 보장원 간부급 직원이 입양아동에 대해 '물량', '소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할 예정이다.

또 보장원은 입양 과정에서 작성된 문서, 사진, 상담일지 등 입양기록물의 소독 방식을 화학 처리로 결정하고, 이를 빠른 시일 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기록물은 각 입양기관에서 보장원으로 이관됐으나, 화재 발생 시 스프링클러 작동 등으로 훼손될 우려가 제기돼 왔다.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입양 아동에 물량·소진 발언…"부적절한 표현, 긴급 인사위 개최"

최근 한 보장원 간부는 국회 간담회에 참석해 입양 아동을 지칭하며 물량, 소진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보장원은 이 같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오는 2일 긴급 인사위원회를 연다.

보장원은 사실관계를 파악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조치할 계획이다. 또 업무 전반에서 아동 권리에 부합하도록 내부 지침 개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보장원 관계자는 "해당 발언은 예비 양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 자리에서 행정적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민감성이 충분하지 못했고 어휘 선택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 절차, 조사 방법, 업무 분장부터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최종회의까지 3~4차에 걸쳐 진행하려고 한다"며 "회의 결과 공개 여부는 차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보장원은 △임직원 대상 아동 권리 및 소통 교육 강화 △개인정보 관리 강화 대책 정교화 △대외 커뮤니케이션 및 정책 홍보 가이드라인 강화 등을 추진한다.

앞서 정익중 보장원장은 "최근 특정 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편과 상처를 느끼셨을 분들께 깊은 유감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 제공)
입양기록물 화학 소독 추진…입양기록관 설립 추진 가속

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은 입양기록물에 대해 화학 소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입양기록물을 위탁 보존하기 위해 소독을 진행해야 하는데, 기록물 훼손 여부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화학 소독은 화학 약제를 밀폐된 공간 내에서 기체 상태로 주입해 소독하는 방식으로,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박물관 등의 기록물과 문화 유산 소독에 활용된 방법이다.

다만 기록물 내 포함된 탯줄의 경우 화학 소독 후 손상 우려가 있어 분리해 별도로 소독한 뒤 해당 아동별 기록물과 합해 보존할 계획이다.

보장원 관계자는 "소독은 원본에 바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샘플을 통해 입양인 당사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테스트를 거쳐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필름 등 민감 재질에 대해서는 "대통령기록관 등 기존 사례에서도 훼손되지 않았다는 선례가 있다"며 "곰팡이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학 소독을 거친 기록물은 국가기록원에서 임시 보관한 뒤 입양기록관이 설립되면 이동해 보관할 예정이다. 입양기록관은 지난해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나 이후 추진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소독에 대한 실무적 검토가 이뤄지다 보니 입양기록관 타당성 연구가 다소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내년부터 관련 예산을 확보해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입양기록물 전산화 사업도 다시 추진된다.

보장원은 기존 전산화 사업이 부실하게 관리됐던 점을 인정하고, 약 24만건에 달하는 기록물을 다시 디지털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폐업한 입양기관의 기록물은 지자체로 이관된 사례도 있어 이를 포함한 전반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입양 관련 인력 부족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입양 담당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으로, 수시 인력 보강과 내년 정식 증원 등을 두고 재정당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필요시 계약직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보공개청구 처리 지연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현재 약 1600여건이 접수됐으며, 친생부모 동의 절차에 따라 등기우편 발송과 대기 기간이 반복되면서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선 정보 제공 이후 동의를 받는 방식 등 절차 개선도 검토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산화는 규모가 큰 사업이라 현재 예산만으로는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관련 예산을 확보해 전산화를 추진하고 인력 확충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