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축유 스와프' 오늘부터 두 달간 전격 시행…"원유 수급 대응"
정부 비축유↔업계 확보 원유 '맞교환' 방식
6월 원유 수급 문제 없을 듯…비축유 방출은 4월말, 5월초 결정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와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비축유 스와프(SWAP)를 꺼내 들었다. 민간정유사가 대체물량을 확보하더라도 국내 도입까지는 최장 50일이 걸리는 만큼, 단기적인 원유 도입 공백을 완화해 수급 안정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한 에너지분야 공급망 현황 일일 브리핑을 갖고, 현재 원유 수급 상황과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 시행 방침을 알렸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정부가 보유한 원유를 민간 정유사에 먼저 빌려주고, 이후 정유사가 해외에서 확보한 대체 물량이 국내에 도입되면 이를 돌려받는 방식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가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도입까지 최소 14일에서 최대 50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이 기간 발생할 수 있는 생산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출발한 유조선은 50일, 중동은 20일, 호주는 14일가량 걸리는데,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활용하면 도입 기간은 10일 이내로 줄어들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중동 지역에서의 원유 도입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비축유를 선제적으로 공급해 석유제품 생산 차질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정유사가 대체 물량에 대한 선적 서류를 제출하면 산업부와 한국석유공사가 타당성을 검토한 뒤 비축유를 제공하고, 이후 대체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면 이를 비축기지에 상환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제도 운영 기간은 우선 4~5월 두 달간이며, 필요시 산업부 장관 승인을 통해 한 달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정산은 비축유 대여에 따른 기본 비용에 더해, 정부 비축유와 정유사의 대체 도입 물량 간 가격 차이를 반영해 월말 사후 정산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단기적인 원유 도입 공백을 완화하고, 국내 석유제품 생산과 수급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확보한 원유를 중동산 비중이 높은 비축유와 교환해, 공정 조정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를 중심으로 공정이 최적화됐다. 중동산 원유와 조성이 다른 원유도 공정에 투입할 수 있으나, 효율 저하와 공정 설비 이상, 공정 조정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실장은 "기업이 그동안 사용하던 중동산 원유가 떨어지면 일정 비율로 섞어 사용해야 한다. 비율 때문에 정유가가 대체 물량 확보하는 데 제한받을 수 있다"며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활용하면 정유사가 세계 어느 곳이든 가서 원유를 확보하면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은 비축유로 바꿀 수 있어, 기업들 대체 물량 확보에 좀 더 노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4개 정유사가 모두 비축유 스와프 제도 활용 의사를 보였으며, 4~5월 신청 가능 물량은 총 2000만 배럴 이상으로 집계됐다.
양 실장은 비축유 스와프 신청 물량이 대체 확보 물량 전체냐는 질문에 "기업들이 대체 물량으로 확보한 것은 2000만 배럴보다 훨씬 많다"며 "원유 확보 물량, 방출 예정인 비축유 등을 고려하면 6월 수급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사들이 세계 곳곳 찾으면서 대체물량 확보하는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외에도 알제리, 가봉, 콩고, 카자흐스탄, 브라질, 콜롬비아, 호주 등에서 대체 물량 확보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비축유 방출 계획에 대해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약속한 비축유 방출 시한은 6월 9일인데, 4월 말이나 5월 초에 중동 상황 검토와 정유사 협의를 통해 방출 방식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