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조 '전쟁 추경'…고유가·민생·공급망 안정 총력[문답]
소득하위 70% 3580만명에 10만~60만원…석유·나프타 5조 지원
고유가 10.1조·민생 2.8조·공급망 2.6조 투입…성장률 0.2%p 제고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마련하고 중동전쟁 여파 대응에 나선다.
정부는 이번 상황을 '경제 전시 상황'으로 규정하고, 고물가와 산업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대응 성격의 추경을 편성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선을 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등 대외 충격이 현실화한 데 따른 조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추경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은 고유가 부담 완화와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용된다.
재원은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초과세수 25조 2000억 원과 기금 1조 원으로 마련돼 추가 국채 발행은 없다.
고유가 대응에는 10조 1000억 원이 투입된다. 소득 하위 70% 국민 3580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석유 최고가격제와 나프타 수급 안정에 5조 원을 지원한다.
민생 안정에는 2조 8000억 원을 배정했다. '그냥드림센터'를 전국 300개소로 확대하고, 유망 창업가 300명에게 최대 1억 원을 지원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와 'K-뉴딜 아카데미' 신설 등을 통해 청년 일자리 대응에 나선다.
공급망 안정에는 2조 6000억 원을 투입해 수출기업 지원과 정책금융 확대, 재생에너지 투자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광주·전남 통합 지방정부 초기 인센티브로 지방채 인수 1000억 원도 반영됐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지난 2월 28일 발발된 중동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에너지·해운 물류·금융시장 등의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한 경제적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부부처 관계자와 취재진 간 일문일답.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하위 70% 기준을 적용했다. 소득하위 70%는 중위소득 기준으로 50~150% 범위에 해당하는데, 중간에서 구간을 나누면 일부 중산층은 지원을 받고 일부는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중산층까지 포함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어 제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차 지급은 국회 통과 후 약 17일, 2차 지급은 약 80일이 소요됐던 만큼 이번에도 전년도 사례를 준용해 가급적 신속하게 지급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급 시기와 절차는 추경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관계부처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할 예정이며 이후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조 실장) 석유 최고가격제는 두 분기, 6개월 기준으로 반영했다. 지난 13일부터 6월 4일까지 1단계 이후 6월 5일 접수를 받아 접수 이후 원가산정위원회 검증 등에 약 2개월이 소요되는 구조로, (6월) 4일까지 접수된 물량은 7~8월에 기업에 지원될 예정이다. 이후 6월 5일부터 9월 4일까지 접수된 물량도 같은 절차를 거쳐 11월 말이나 12월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발생하는 물량은 내년 예산에서 지원될 수 있으며, 이번 추경에는 6개월 치가 반영됐다.
나프타 수급 위기에 대한 것은 공급망 파트에는 3개월을 사업에 넣었다. 지원사업에는 없는 5조 원 지원 항목은 3개월분을 석유 최고가격제와 목적예비비에 넣었다.
▶(김태곤 기획처 경제예산심의관) 석유 최고가격제는 분기별 정산 구조로 원가산정위원회를 통해 손실을 산정한 뒤 사후 보전하는 방식이다. 정산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급은 산정 이후 이뤄진다. 3월부터 6월 중순, 6월부터 9월까지 각각 손실을 산정해 지원하며 이후 발생하는 손실도 사후 보전하는 구조다. 다만 향후 소요는 예측이 어려워 (최고가격제는 전액) 예비비에 반영했다.
나프타는 이번 추경에 3개월분을 기업지원 예산으로 반영했고 이후 추가 소요는 예비비로 대응하는 구조다.
▶(조 실장) 고유가 영향은 특정 계층이 아니라 전 국민에 걸쳐 나타나는 만큼 지원 대상을 폭넓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지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아니라 고유가 대응 피해지원금 성격인 만큼 특정 계층보다 보다 많은 국민에게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
▶(조 실장) 이번 추경의 경제적 효과는 (성장률에) 약 0.2%p(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경부 경제정책국과 공동 분석한 결과다. 예비비 5조 원은 석유 최고가격제 지원에 4조 2000억 원, 나프타 수급 대응 3개월분 5000억 원,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유류비 예산 부족분 약 3000억 원으로 구성된다.
초과세수는 반도체 경기 개선 등에 따른 법인세와 증시 활성화에 따른 증권거래세, 농어촌특별세를 중심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구체적인 세목별 내역은 별도 설명이 있을 예정이다.
▶(박창환 기획처 예산총괄심의관) 총지출 증가율 11.8%는 과거 추경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2022년 2차 추경 당시 21.8%, 2021년과 2020년에도 각각 18.1%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추경을 과도한 확장 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박 장관) 지난해 예산 편성하면서 관리재정수지(적자 규모)가 -3.9%, GDP 대비 부채 비율 51.6%였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라 이번에 1조 원을 국채 상환에 활용하면서 관리수지는 0.1%p, 국가채무비율은 1%p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의 경제적 효과는 약 0.2%p 정도 성장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임기근 기획처 차관) 국채 상환과 관련된 것을 반영한 것은 책임 있는 정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측면과 채권시장 안정성, 대외신인도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국채 상환도 국가채무비율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지만 더 큰 요인은 정부 출범 당시 성장 전망과 지난해 연말 다시 전망한 숫자가 달라진 데 있다. 정부 출범 당시에는 경상 성장률을 3.9%로 예측했으나 작년 말에는 4.9%로 상향됐고 이러한 요인을 반영한 것이 국가채무 비율을 낮추는 데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박 심의관) 지난해 본예산 편성 당시 명목성장률은 3.9% 수준이었고, 실질 1.8%와 2.1%를 반영해 경상 GDP는 2741조 원으로 산정됐다. 이후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명목성장률을 4.9%로 상향하면서 실질 2.0%, 디플레이터 2.9%를 반영해 경상 GDP는 2793조 8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GDP 증가 효과가 국가채무비율과 관리재정수지 개선에 반영됐으며, 채무비율 1%p 개선 중 약 0.9%p GDP 증가 효과, 0.1%p는 국채 상환 효과가 차지한다.
관리재정수지가 107조 8000억 원에서 107조 6000억 원으로 개선된 것은 임금채권기금 요율 인상에 따른 수입 증가 영향이다. 제도 개선으로 약 2000억 원 규모의 기금 수입이 추가로 반영됐고, 이만큼 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보면 된다.
▶(김병철 재경부 조세총괄정책관) 세입은 예산 대비 초과 또는 결손이 비교적 확실한 7개 세목을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추계해 25조 2000억 원 증액했다. 법인세는 14조 8000억 원,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는 10조 3000억 원, 근로소득세는 4조 8000억 원 각각 증액 경정했다. 반면 교통세와 개별소비세, 교육세는 합쳐 4조 7000억 원 감액 경정했다. 법인세는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기업 실적 증가를 반영했고,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증가를 반영했다. 근로소득세는 상용근로자 수와 임금 증가율 전망 상향을 반영한 결과다. 교통세와 개별소비세, 교육세는 유류세와 자동차 관련 탄력세율 인하 조치를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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