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도, 근로자도 지킨다"…외국인 계절근로자 3대 보험 도입
농가·근로자 모두 보호하는 '농촌 안전망' 구축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농번기마다 반복되는 인력난과, 그 이면에서 발생해온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임금체불·산재 사고 문제가 제도 개선의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 2024년 기준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55.8%로 전체 인구 대비 약 2.8배에 달한다. 농촌 고령화와 공동화로 노동력 확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인력 의존도는 빠르게 높아졌다. 실제 농업분야 외국인 체류 인원은 2020년 약 2만 명에서 2025년 11월 기준 10만 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위험도다. 최근 5년(2020년~2024년) 평균 산업재해율과 사망률은 농업(0.78%)이 제조업(0.79%)과 비슷한 수준이며, 같은 기간 농업 노동자의 사망만인율은 평균 1.35‰로 제조업(1.22‰)보다 높다.
임금을 체불 당한 외국인인 근로자 1인당 체불액도 2020년 402만원에서 2024년 약 476만원으로 약 18.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농어업고용인력 지원 특별법'을 개정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그 고용주가 3대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26년 2월 15일부터 보험 가입 의무화를 시행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농업 노동시장의 구조를 공식화하고 위험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는 정책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제도 시행을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상해보험에, 고용주는 임금체불 보증보험과 농업인안전보험에 각각 가입해야 한다.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은 임금체불 보증보험과 농업인안전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임금체불 보증보험은 임금 미지급 위험을 사전에 대비하고, 고용주와 노동자 간 임금 관련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용주가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고용주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외국인 계절근로자 1인당 최대 4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근로개시일부터 30일 이내 가입해야 하며 보험료는 5개월 기준 5,000원 수준이고, SGI서울보증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계절근로자를 신청한 고용주는 사전에 SGI서울보증 홈페이지에 회원가입과 전자서명 및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하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후 보험사로부터 가입 안내 알림톡이 오면 보험사 안내에 따라 보험료 납부 및 계약 체결을 하면 된다.
관할 시·군에서는 보험 가입 대상자 명단을 홈페이지에 등록하고 가입 현황 점검 및 법정기한 내 미가입자 가입 안내, 필요시 근로자에게 보험 안내문 배포 등의 역할을 한다.
임금체불 발생 시 관할 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하고, 보험금 청구 구비서류를 준비해 우편이나 인터넷으로 청구하게 되면 보험사에서 서류 심사 후 외국인 계절근로자 1인당 최대 4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 임금체불 보증보험 관련 문의: 02-3671-8115(SGI서울보증)
농어업인 안전보험은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보호하고, 농작업 중 발생하는 재해로 인한 사망·부상·질병을 보상하기 위해 고용주가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농작업 중 사고 발생 시 사망보험금 1억2000만 원, 장례비 1000만 원, 실손의료비 최대 5000만 원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근로개시일부터 15일 이내(신규 입국자는 외국인등록일부터 15일 이내)에 가입해야 하며 보험료는 5개월 기준 13만3100원 수준이고, 농업경영체를 등록한 고용주가 본인의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계절근로자를 피보험자로 가입할 경우 50%까지 국고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전국 지역 농축협에 방문하여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외국인등록 후 중복가입 방지를 위해 관할 시·군에서 산재보험 미가입 여부를 확인해 주면 고용주와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가까운 지역 농·축협을 함께 방문하여 직원의 안내에 따라 농업인안전보험 가입 후 관할 시·군에 가입내역을 제출하면 된다.
농작업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치료 후 인근 지역 농·축협에 방문해 보험금 청구서를 작성하고, 필요서류를 제출하면 보험사에서 심사 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 농어업인안전보험 관련 문의: 1544-4000(NH농협생명)
상해보험은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상해, 질병 및 사망 사고 등에 대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상해사망(3000만 원), 상해장해(최대 3000만 원), 질병사망(1500만 원), 질병장해(1500만 원), 실손의료비 최소1000만 원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후 15일 이내 가입해야 하며, 보험료는 30대 노동자 5개월 기준 약 10만 원 수준이고,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보험료와 운영보험사는 추후 변동 가능)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보험사별 최소 15개 언어 이상 번역이 되는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 가입 및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고, 관할 시·군에서는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의무가입 대상자의 보험 가입 현황을 점검할 수 있다.
※ (DB손해보험, 02-547-7772) www.db-e8safety.com
(메리츠화재, 02-6900-5165) https://www.insmart.kr/
(KB손해보험, 1522-5083) http://seasonalcare.adminkorea.com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입 대상 상당수가 고령 농업인이거나 외국인 노동자라는 점을 고려해 처벌보다 제도의 정착에 초점을 맞추어 제도 시행과 동시에 1년간의 계도기간(2026.2.15.~2027.2.14.)을 설정했다. 고용주는 계절근로자 수요 신청 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현지에서 보험 가입 이행 확약서를 제출해야 하며, 가입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확약서에는 가입 의무 보험과 법정기한이 명시된다.
정부는 현장 안착을 위해 교육 지원도 병행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지방정부 담당자를 대상으로 가입 절차 교육을 실시하고, 지방정부는 농가와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연중 홍보를 진행한다. 법무부도 조기적응 프로그램을 통해 의무가입 보험에 대해 안내하며, 지역 농협과 보험사에서는 현장 방문 가입 지원, 전담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해 고령 농업인의 이용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제도는 근로환경 개선, 인권보호 강화 등 외국인 근로자 정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송출국과의 협력 관계에서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계도기간 동안 의무가입 대상자 모두가 가입하는 것을 목표로 찾아가는 설명회와 현장 지원을 확대하여 쉽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3대 보험 의무화는 단순한 제도 시행이라기보다, 농업현장의 고용 관행을 일정한 기준과 책임 아래로 편입시키는 변화에 가깝다. 임금체불이나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해결하던 방식에서, 미리 대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여 농가의 리스크를 줄이고, 고용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보험료나 가입절차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하지만, 제도가 자리 잡으면 분쟁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함께 나온다.
결국 중요한 건 현장에서 이를 '부담'이 아닌 '필수적인 안전장치'로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1년의 계도기간 이후, 이 변화가 현장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 농업 고용의 새로운 기준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제작 지원: 농림축산식품부)
euni121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