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상질서 재편 속…韓, WTO 개혁 논의 주도

여한구 통상본부장, WTO 각료회의 앞두고 대응 전략 점검
韓, WTO 개혁 논의 첫 '조정자' 역할…개혁 논의 주도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산업통상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는 26~29일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리는 '제14차 WTO(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MC-14)'를 앞두고 국내외 통상 전문가들과 연이어 간담회를 하며,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을 최종 점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MC-14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갈등 심화 등으로 다자무역체제가 중대한 전환점에 놓인 가운데 열리는 회의로, 향후 국제 통상 질서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에서는 △WTO 개혁 △개발을 위한 투자원활화 협정(IFDA)의 WTO 법체계 편입 △전자적 전송에 대한 무관세 관행(모라토리움) 연장 등 주요 현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WTO 기능 회복과 신뢰 재건을 위한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여 본부장은 개혁 세션의 '주요 조정자(Minister Facilitator)'로서 논의를 주도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 측 수석대표가 WTO 각료회의에서 리더십 역할을 맡는 첫 사례로, 한국의 통상 위상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 본부장은 한국을 비롯해 노르웨이, 영국, 싱가포르, 뉴질랜드, 코스타리카 등 6개국 통상장관들과 함께 WTO 개혁 논의를 이끌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회의를 앞두고 이날 서울에서 통상·무역 관련 협회, 연구기관,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국내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중견 무역 국가로서 한국이 다자무역체제 복원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자상거래 모라토리움 등 민감한 쟁점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실질적인 협상 전략을 제시했다.

앞선 18~19일에는 화상으로 해외 전문가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 회의에는 Angela Ellard 전 WTO 사무차장, Alan Wolff 전 WTO 사무차장, Maria Pagan 전 WTO 미국 대사, Bruce Hirsh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 등 국제통상 분야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글로벌 통상질서의 불확실성이 심화는 상황에서 WTO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투자원활화 협정의 WTO 체제 편입 △전자상거래 모라토리움 연장 △복수국간 협정의 제도적 정합성 확보 등 핵심 쟁점에서 회원국 간 입장차를 좁힐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여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다자무역체제를 통해 성장해 온 대표적 수혜국"이라며 "글로벌 통상질서가 흔들리는 현시점에서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체제 복원과 규범 재정립에 기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에서 도출된 전략적 시사점과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MC-14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 회복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