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첫날…김정관 "일부 인하 효과, 업계 고통 분담해야"(종합)

"통상 2~3일 뒤 반영되지만, 업계 협조로 인하 효과 나타나기도"
납사 수입비용 지원…취약계층 지원·할당관세 추가조치 준비 중

지난 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모습.ⓒ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3일 석유 최고가격제(가격상한제) 시행 첫날,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국내 석유 가격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유사와 주유소,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업계의 동참을 촉구했다. 또한 가격 통제, 수요 관리, 비축유 활용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시장 안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가격제에 대해 "주유소는 재고 물량 때문에 보통 가격 인하가 2~3일에서 일주일 정도 늦게 반영된다"면서도 "이번에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가 함께 협조하기로 해 이미 오피넷에서도 가격 인하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영 주유소 등에서는 바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석유 최고가격제 안착 총력… 손실보전·세제지원 병행 검토

최고가격제와 관련한 손실 보전 방식에 대해서는 원가를 기준으로 제한적인 마진을 반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 장관은 "원가 산정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중동 정세로 석유화학 업계의 납사 수급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수출되는 납사를 일부 제한하고 비축 물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납사를 수입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도 업계와 논의해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13일 오전 서울 중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석유시장 점검 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 2026.3.13 ⓒ 뉴스1 안은나 기자

원유 수급 구조와 관련해서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점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국내 원유 수입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며 "단기적으로 공급선을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선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경우 추가 대응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황을 보면서 유류세 인하나 원료 할당관세 등 세제 조치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폭리 업체 신고를"…범부처 합동 단속망 가동

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신고해달라는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지금은 특정 주체의 위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위기"라며 "어려움을 악용해 과도한 이익을 취하려는 기업이나 주유소가 있다면 공동체의 이름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동체 정신"이라며 "정유사와 주유소, 유통업계, 소비자, 정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부 업체가 어수선한 틈을 타 폭리를 취하거나 부당이득을 챙기는 일이 없도록 국민 여러분의 감시와 참여가 필요하다"며 "제도를 어기는 주유소 등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장관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맞춰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를 열고 불법 석유 유통 단속 강화 방침도 밝혔다. 점검단은 산업통상부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한국석유공사·한국석유관리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점검단은 6일부터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800회 이상 집중 단속을 실시해 20건의 불법 행위를 적발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월 2000회 이상의 단속을 이어가며 불법 석유 유통 근절을 위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어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에는 정유사와 주유소협회, 한국석유공사 등이 참석해 국내외 석유 가격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석유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2월 28일 L당 1692.89원에서 3월 10일 1906.95원으로 급등한 뒤 11일 1904.28원, 12일 1898.78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1597.86원에서 1931.62원으로 상승한 뒤 11일 1927.48원, 12일 1918.97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김 장관은 이후 SK에너지 본사를 방문해 임원진과 차담회를 갖고 석유제품 생산과 공급 관리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마포 지역의 한 주유소를 찾아 최근 석유 가격 동향을 청취하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판매가격 안정 유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