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성환 "고준위 방폐장, 해안 지역 유력"…해상운송 원칙 공식화

사용후 핵연료는 해상 운송 불가피…"부안사태 반복 않을 것"
2060년 영구처분 목표…지질조사·주민투표 등 과학적 공모 추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대담 국종환 경제부장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최종 후보지는 해안 접근성이 있는 지역이 유력하다고 처음 밝혔다. 사용후핵연료를 해상으로 운반할 계획이어서, 원전 대부분이 해안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면 최종 후보지도 해안 접근성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용후핵연료는 육상으로 옮기지 않고 해상으로 운반한다"며 "우리 원전 대부분이 해안에 위치하기 때문에 최종 후보지도 해상 접근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발언은 방폐장 후보지 조건과 방향성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처음 공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경북·전남 사용후 핵연료 해상 운송…2050년 중간시설·2060년 영구처분

현재 한국의 사용후핵연료는 울진·고리·한빛 등 원전 부지 내 수조에 임시 저장돼 있다. 고준위 방폐장이 마련되면 이 연료를 한 곳으로 옮겨 장기 보관해야 한다.

김 장관은 방폐장 후보지 조건과 관련해 지질 안정성을 핵심 기준으로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적게 거주하고, 지반이 튼튼한 화강암 기반 등 조건을 고려하면 후보지는 어느 정도 압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구체적인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국무총리 소속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과학적 조사와 주민 수용성 검증을 거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지질학회 등 지질 분야 학회는 앞선 토론회에서 고준위 방폐장 후보지는 활성단층과 대도시 인근을 제외하고 해안 50㎞ 이내 지역을 중심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한 바 있다. 김 장관이 언급한 해상 접근성 조건과 맞물리면서 과학적 판단과 정책적 판단이 교차하는 지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내륙인 강원 태백 고원자연휴양림에 추진 중인 방폐장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은 방폐장 후보지와는 별도의 연구시설로 남게 됐다.

한수원은 지난 1월 부지공모를 개시한 상태다. 이달 말까지 접수한 뒤 부지평가를 거쳐 7월쯤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7개월째 공석인 한수원 사장에 김회천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단수 추천된 가운데, 사장 임명시 신규원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장관은 방폐장 부지 선정 과정에 대해 "과거에는 특정 지역(전북 부안)을 먼저 찍었다가 큰 갈등이 발생했다"며 "지금은 아예 불가능한 지역을 먼저 제외하고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조사한 뒤 지자체 신청과 주민 투표 등을 거쳐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위 방폐장 논의는 1980년대부터 이어졌다. 1980년대에는 울진·영덕·영일(현 포항) 등 동해안 지역이 후보지로 검토됐고, 1990년대에는 안면도와 굴업도, 전남 장흥 등 여러 지역이 거론됐다. 2000년대에는 고창·영광·부안 등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주민 반발과 사회적 갈등 속에 계획이 잇따라 백지화된 바 있다.

정부는 고준위 방폐장 부지 공모 절차를 준비 중이며, 후보지 압축과 주민 수용성 검증 등을 거쳐 최종 부지를 결정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위위원회는 2050년에 중간저장시설을, 2060년 심층처분시설(영구처분시설)을 각각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월 활동을 시작했다.

위원회는 지자체가 신청한 부지에 대해 지질 안전성과 법적 절차 준수 여부 등을 평가해 '기본조사 대상부지'를 선정하고 △기본조사 △심층조사 △주민투표 등 절차를 거쳐 부지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김현권 고준위위원회 위원장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