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 1월 경상흑자 133억달러 '역대 5위'…중동發 유가 변수(종합)

상품수지 151억달러 흑자…월간 기준 역대 3위
전년比 수출 30%↑…설 연휴 이동에 조업일수 증가 영향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6.2.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 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 호조에 힘입어 132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월간 기준 역대 다섯 번째 규모다.

다만 한국은행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향후 경상수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도체 호조에 수출 30% 증가…상품수지 흑자 151억, 월간 기준 '역대 3위'

한은이 6일 발표한 '2026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132억 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전월(187억 달러)보다 54억 4000만 달러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26억 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394.8%(105억 8000만 달러) 늘었다.

한은은 반도체 등 IT 품목 수출 호조가 이어진 데다 설 연휴 이동(지난해 1월→올해 2월)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1월 흑자에 따라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3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이다.

상품수지는 151억 7000만 달러 흑자 전년 동월(33억 5000만달러) 대비 352.8%(118억 2000만 달러) 늘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1월 수출은 655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504억 1000만 달러) 대비 151억 달러(30.0%)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IT 품목(78.5%)은 반도체(102.5%), 무선통신기기(89.7%), 컴퓨터주변기기(82.4%) 등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

비IT 품목도 승용차(19.0%), 기계류·정밀기기(11.3%), 철강제품(9.3%), 화공품(6.0%) 등이 늘며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 수출은 동남아(59.9%), 중국(46.8%), 미국(29.4%), EU(6.9%) 등에서 증가했고 일본(-4.9%)은 감소했다.

지난 1월 수입은 503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470억 6000만 달러) 대비 32억8000만 달러(7.0%) 증가했다.

한은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본재(21.6%)와 소비재(27.4%) 수입이 크게 늘면서 수입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18.7%), 원유(-12.8%), 가스(-12.5%) 등 원자재 수입은 감소했다. 반면 반도체 제조장비(61.7%), 반도체(22.4%), 정보통신기기(17.9%) 등 자본재 수입은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38억 달러 적자로 전월(36억 90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17억 4000만 달러 적자로 입국자 수 감소 영향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유 부장은 "여행수지의 경우 일본 등 근거리 지역을 중심으로 출국자 수가 늘어난 반면 중국을 제외한 입국자 수가 줄어들면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7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월(47억 3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줄었다. 해외 증권투자 배당 수입 감소 영향이다.

금융계정은 56억 3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로 집계됐다. 전월(237억 7000만 달러)보다 증가 폭은 크게 축소됐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70억 4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53억 4000만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는 87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 해외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134억 6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46억 9000만 달러 늘었다. 전월(143억 7000만 달러) 대비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역대 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내국인 해외투자는 미국 증시 투자심리 호조 지속으로 증가폭이 확대돼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훈련. 2026.02.16 ⓒ AFP=뉴스1
중동 긴장에 유가 변수 부상…경상수지 영향 가능성

한은은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한 경상수지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분쟁 장기화 시 국제유가 상승 등을 통해 경상수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장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등으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상황은 초기 단계로 불확실성이 높아 구체적인 영향은 전쟁의 전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부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분쟁 기간이 길지 않을 경우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뒤 다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며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간 충돌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안정되면서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유 부장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원유 수급 불안으로 이제 국제 유가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서 직접적으로는 상품 수입액을 높이기도 하고 또 글로벌 경제 여건을 악화시켜서 수출 둔화 등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상품 수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운송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는 해상 운임 상승 등 운송 비용 증가가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서비스수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향후 중동 지역 정세와 에너지 가격 흐름을 계속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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