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300원' 주유소, 중동쇼크 반영도 전에 폭등…정부 칼 뺐다

산업부, 한국생산성본부서 정유사·주유소와 유통상황 확인
매점매석·가짜석유·혼합판매 등 불공정 행위 단속 계획도

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전국 평균 가격이 나란히 리터(L)당 1800원을 돌파했다. 휘발유는 닷새 만에 126원이 올랐고, 경유는 210원 급등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며 지역별 유류 최고가격 지정 검토를 지시했다. 2026.3.5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중동 정세 불안 여파가 채반영되기도 전 국내 기름값이 치솟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산업통상부는 5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석유 수급 및 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 관계 부처와 함께 국내 석유가격 상황을 점검하고 불법 석유유통과 불공정 거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3일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4.7% 오른 배럴당 81.4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3월 4일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777.52원으로 전날보다 54원 올랐고, 경유는 리터당 1,728.85원으로 94원 상승했다. 일부지역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을 2300원 안팎까지 올린 게 확인됐다.

정부는 가격 급등이 국민 부담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에 가격 안정 노력을 요청했다. 동시에 범정부 차원의 합동점검단을 운영해 가짜석유 판매, 매점매석 등 불법 석유유통과 불공정 거래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합동점검에는 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재정경제부, 국세청 등이 참여한다.

산업부는 별도로 석유관리원을 통해 불법 유통 위험이 높은 주유소에 대한 특별 점검도 실시한다.

6일부터 비노출 검사 차량을 활용한 암행 점검과 야간·휴일 집중 점검을 통해 가짜석유 판매, 정량 미달 판매, 유통 기준을 벗어난 석유 혼합 판매 등 불법 행위를 단속할 계획이다.

또한 중동 상황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석유화학 산업 원료인 납사 수급 상황도 점검했다. 국내 납사는 수입 물량의 약 54%가 호르무즈 해협 항로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정유사와 석유화학 업계 간 협력을 통해 납사 재고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급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갑작스러운 석유가격 상승으로 국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민 불안을 이용한 불법 유통과 불공정 거래 행위에는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지역 불안이 국내 석유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