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발 리스크 고조에 '비상'…총리 주재 일일 관리체계 돌입
재경부, 에너지·금융·공급망 24시간 점검…비상대응반 3개반 가동
브렌트·WTI 등 국제 유가 급등…달러 강세·안전자산 쏠림 현상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사태가 2일 사흘째로 접어들며 중동발(發) 리스크가 고조된 가운데 국제 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불안 가능성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를 예의주시하며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매일 총리 주재 일일 점검체계를 가동하고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통해 에너지·금융·실물경제 전반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공동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주말에 벌어진 이런 사태에 장외시장에서 유가 및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 정규장 거래가 시작되면 유가 및 환율 방향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매일 오후 5시 총리 주재 회의를 열고 에너지·금융 상황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물가와 환율, 기업 활동에 미칠 파장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매일 가동해 중동 현지 상황과 함께 국제 유가, 금융시장, 수출·해운·항공·공급망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상대응반은 △국제에너지반 △경제상황·공급망반 △금융시장반 등 3개 반으로 구성되며, 간사는 재정경제부 1차관이 맡는다.
이날 국제 유가는 장외시장에서 상승세다. 개인 투자자용 거래 플랫폼 기준 브렌트유는 전장 종가(73.21달러) 대비 약 11.4%(8.36달러) 급등한 81.57달러로 출발해 장중 82.3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는 76달러대에서 등락 중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분쟁이 확산해 해협 통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는 극단적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전장(67.02달러) 대비 약 11.9%(7.98달러) 급등한 75달러로 출발해 장중 75.3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는 70달러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공동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빠르게 고조되는 분위기다. 연간 약 10억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약 70%를 중동산에 의존하는 만큼 파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안전자산 선호도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은 가격은 온스당 95달러를 넘어 2% 가까이 상승하며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도 1% 이상 올라 온스당 5370달러를 웃돌았다.
위험 회피 심리 확산과 함께 달러화도 강세 흐름을 재개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8.07로 시작해 전장 마감 가격(98.05)보다 0.02포인트(p) 오르며 5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진정세를 보였던 달러·원 환율 역시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와 경상수지에 미칠 파장도 향후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두 번 공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까지 원하는 상황이라면 당분간 공격이 계속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유가 상승이 기대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물류비용이 오르면서 수출 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소비자물가로의 전이는 추이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유가 상승이 얼마나 오래가느냐는 전쟁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며 "석유 계약은 몇 달 전에 이뤄지는 만큼 지금 가격이 계약에 반영돼야 물가 상승이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신 기대 물가에는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경부 관계자는 "실물경제 영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 발생 시 신속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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