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정부, 물류 우회·비축유 투입 등 비상플랜 가동

韓, 대중동 수출 약 3%, 직접 타격 '미미'…문제는 유가·공급망
정부 일일 비상점검회의…사태 장기화 대비 비상플랜 가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소재 팜비치 공항에 도착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튿날 새벽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감행 사실을 발표했다. 2026.02.28. ⓒ 로이터=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수출 측면에서의 직접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중동 수출 비중은 전체의 약 3% 수준(2025년 기준)에 불과하고, 이란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도 없어 직접 피해 가능성은 작다.

문제는 에너지와 물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 급등과 운임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해상물류 우회로 확보 등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적으로는 기름값 안정을 위해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단계별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대중동 수출은 전체 2.9% 수준, 직접 수출 영향은 미미…문제는 '유가'

2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 7097억달러 가운데 중동 수출은 204억달러로 약 2.9% 수준이다. 연간 기준 3% 안팎, 최근 월별 기준 약 2.5% 수준으로 중동 시장은 아직 '틈새시장'에 가깝다.

이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도 없는 만큼 대중동 수출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공식화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들어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35%, LNG의 33%가 통과하는 해상 요충지로,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거쳐 들어온다. 우리나라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71.5%(2024년 말 기준)로, 수입 원유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수송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에너지 수송에 대한 의존도 역시 가장 높아 연관 피해가 예상된다. 이란의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서 물류 공급 차질과 운임 급등이 동시에 발생해 아시아 제조업·수출 경제 전반에 충격이 확산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수출은 0.39% 감소하고, 수입은 2.6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단가는 2.09% 상승하지만 수출 물량이 2.48% 감소해 수출액이 0.3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역시 수입단가 상승 영향으로 수입액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기업 생산비용은 0.38%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조업은 평균 0.68%, 서비스업은 0.16%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 ⓒ 뉴스1 임세영 기자
우려가 현실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정부, 사태 장기화 대비 비상플랜 가동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소식에 정부는 해상물류 운송 우회로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국내적으로는 기름값 안정을 위해 비축분 시장공급 규모 조정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공식화한 직후 '이란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긴급 점검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지난 주말 잇따라 열고, 자원·에너지 수급, 무역·공급망·금융 및 업종별 영향을 점검했다.

일단 해상물류 운송과 관련한 피해는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부는 "일부 선박을 제외하고는 주요 컨테이너 화물 선사들이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 따른 해상물류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석유·가스 이외에 중동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품목은 거의 없는 상황으로 국내 공급망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석유·가스 공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부 비축분을 최대한 활용해 가격변동성을 제어한다는 계획이다.

석유업계에 따르면 유사시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국내 석유 비축분은 약 6~7개월(210일)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산업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해 민간 원유 재고(약 106일 분)가 일정비율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악화할 경우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여수·거제 등 9개 비축기지에 있는 정부 비축유(약 104일분) 방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중동산 원유 도입 제약에 따른 대체 도입선 및 유종 활용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매일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소관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 향후 사태 전개 추이와 국내 가격동향, 선박 운항 현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관계 부처·유관기관과도 긴밀히 공조할 계획이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