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IT·비IT 성장률 격차 9.5%p…'K자형' 성장에 물가 압력 제한적"
고소득층 소득 736만원 늘었지만 씀씀이 줄여…소비 파급효과 약화
임시일용직 임금은 감소세…비IT 부문 회복 여부가 향후 물가 변수
- 전민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한국 경제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 중심으로 회복되는, 이른바 'K자형' 성장을 보이면서 부문별 성장 차별화가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과 고용동향팀은 28일 공개한 '부문별 성장차별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IT 제조업과 여타 부문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격차는 2024년 하반기 5.0%포인트(p)에서 2025년 상반기 8.2%p, 3분기에는 9.5%p까지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 전체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하지만, IT 제조업을 제외할 경우 1%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성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는 퍼지지 못하면서 소비와 임금 경로 모두에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먼저 소비 경로를 보면, 2023년부터 2024년 중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 증가 폭은 736만 원으로 다른 계층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늘어난 소득이 곧바로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은 추정 결과 고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은 2020~2021년 0.11에서 2022~2023년 0.07로 오히려 하락했다. 소득 증가분이 소비보다는 저축이나 자산 축적으로 흡수되면서, 경기 개선이 총수요 확대를 거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헐거워진 것이다.
임금 경로에서도 부문 간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용직 임금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 반면, 임시일용직 임금은 건설업 부진 등의 여파로 2024년 하반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별로는 반도체 등 IT 제조업 부문의 임금이 크게 상승했지만 비IT 부문은 정체됐고, 사업체 규모별로도 대규모 업체의 임금 상승 폭이 소규모 업체를 상회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임금 상승 폭이 큰 대기업 종사자의 비중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임금 격차가 확대되다 보니, 경제 전반의 기조적 임금 상승 압력은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반적인 노동 비용 상승이 억제되면서 결과적으로 한계비용을 통한 물가 상승 압력도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은이 근원물가 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 갭률의 상관관계를 시기별로 비교한 결과, 2021~2022년에 비교적 뚜렷했던 양(+)의 상관관계가 2023~2025년 들어서는 눈에 띄게 약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올해 경기가 회복되며 수요 측 요인이 다소 확대될 수 있으나, 부문 간 성장 차별화가 경기 회복으로 인한 물가 상승의 강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은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 속에서 수요 측면에서는 비IT 부문의 경기 회복 여부가, 비용 측면에서는 반도체 가격의 움직임 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