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韓 고령화 위험 이례적, 경제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도전"
"2050년경 국민 2명 중 1명이 고령층…세계 최고령 국가 될 것"
"고령화는 사회 위기지만, 수요 창출하는 구조적 변화이기도"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해외에서도 한국을 고령화 위험을 가늠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로 언급할 만큼 변화의 속도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라며 "이러한 압축적 고령화는 성장 잠재력을 약화하는 동시에 사회적 부양 부담을 빠르게 확대하며,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경제연구원과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이 개최한 '초고령사회 진입과 산업적 대응: 필수 인프라 확충과 미래 신산업 육성'을 주제로 한 공동 심포지엄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경에는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고령층인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지난 3년간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 주택연금 활성화, 돌봄인력 확충, 연명의료 결정 제도 개선방안 등 '구조개혁 연구 시리즈'를 통해 초고령사회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해 왔다"며 "오늘 심포지엄은 이러한 논의를 한 단계 확장해 초고령사회 대응을 산업적 관점에서도 재조명하는 자리"라고 했다.
이 총재는 "고령화는 분명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적 변화이기도 하다"며 "돌봄·의료·장례 등 생애말기 필수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제한된 공공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산업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공급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과 소비 여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여행·여가·문화 등 '웰에이징' 시장과 장기요양, 자산 정리, 장례 계획 등 '웰다잉'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라며 "실버 경제는 더 이상 복지의 범주에만 머무르지 않고 혁신과 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 영역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노인요양시설과 관련해 "요양 수가는 지역별 부동산 비용 격차가 큰데도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대도시에서는 시설 공급이 제약되고 서비스 질 저하가 나타나는 반면, 외곽 지역이나 지방으로 시설이 입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양 서비스는 공적으로 보장하되 토지·건물 임대료에 해당하는 비용은 이용자가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수요가 높은 지역의 시설 확충과 질 개선을 함께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화장시설 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설 확충 지연으로 삼일장이 오일장으로 길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형 병원 장례식장에 소규모·분산형 화장시설을 설치해 '임종·장례·화장'을 한 공간에서 마무리함으로써 유족의 편의를 높이고 님비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의료 기록이 전산화돼 축적되는 구조적 강점을 갖고 있어 보건의료 데이터는 'AI 시대의 다이아몬드'라 불릴 만큼 큰 잠재 가치를 지닌다"며 "공익성이 인정된 연구에 한해 국가가 데이터 활용을 승인하고, 엄격한 안전장치 아래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와 제도 개선을 통해 고령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며 "오늘 논의된 사례들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사회적 부담이 아닌 산업적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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