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흑자 1230억불 '역대최대'…반도체 슈퍼사이클에 10년만에 신기록(종합)
12월도 187억 달러 '월간 최대'…수출·상품수지 모두 기록 경신
한은 "올해 1300억 달러 전망…관세 장벽에도 반도체 호조 지속될 것"
- 전민 기자,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심서현 기자 =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230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이었던 2015년 실적을 10년 만에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올해도 AI(인공지능) 투자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1300억 달러 수준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연간 경상수지는 1230억 5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 경제가 기록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 중 가장 큰 규모다. 종전 최대 기록인 2015년(1051억 2000만 달러) 실적을 180억 달러가량 웃돌았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과 국제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000억 달러를 상회했던 2015년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세부 실적을 보면 상품수지는 1380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7189억 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고, 수입은 5808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345억 2000만 달러 적자를, 본원소득수지는 279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각각 나타냈다. 특히 해외투자 자산 축적으로 투자소득수지가 늘면서 본원소득수지 또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국장은 "기존 흐름이 유지된다면 본원소득수지가 양호하고, 국제유가 안정세와 인공지능(AI) 투자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130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미 관세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품목별 온도 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국장은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는 흑자에 상당 부분 기여하며 관세 영향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철강, 자동차 등은 관세 영향이 나타나며 반도체와 온도 차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관 기준 수출을 보면 반도체는 21.9%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주도했으나,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수출은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환율 하락) 압력이 제한적인 이유로는 서학개미로 불리는 거주자의 해외투자 급증이 지목됐다.
지난해 금융계정에서 거주자의 연간 해외투자 규모는 1330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7배 급증한 규모로,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1230억 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투자 주체별로는 자산운용사·증권·보험 등 금융기관이 421억 달러, 연금 등 공적기관이 407억 달러를 기록했고, 개인 투자자도 314억 달러를 순투자했다.
김 국장은 "자산운용사를 통한 개인의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까지 고려하면, 지난해 서학개미 등 개인의 직간접 해외투자는 연금 등 공적기관 규모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같은 해외투자 급증이 외환 수급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함께 발표된 지난 12월 월간 경상수지는 18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3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기록이다.
12월 상품수지는 188억 5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1위였다. 수출은 716억 5000만 달러(13.1%↑)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한은은 "IT 품목이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호조를 지속한 가운데, 비IT 품목도 기계류·정밀기기, 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52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7% 늘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1.0%) 수입은 줄었으나, 승용차와 금 등 소비재(17.9%)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는 36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겨울방학 등 해외여행 성수기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14억 달러로 전월(9억 7000만 달러)보다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47억 3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15억 3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11월 있었던 증권투자 분기 배당 지급 영향이 해소된 결과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은 12월 중 237억 7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국내 증시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순매수 전환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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