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유보…"공공기관 이상 고강도 감독" 조건부

지정 유보하되 통제 강화…경영공시·쇄신안 이행 미흡하면 내년 지정 재검토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 11개 신규 지정…총 342개로 늘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촉진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금융감독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하는 대신, 공공기관 수준을 뛰어넘는 고강도 경영 통제와 감독 혁신을 조건으로 내건 '조건부 유보' 결정이다.

재정경제부는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금감원은 공공기관 지정이 유보됐다. 정부는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만, 금융감독 업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정을 유보해 왔다.

그러나 최근 감독 권한 확대에 비해 경영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공운위는 지정을 유보하는 대신 기타공공기관 이상의 수준으로 실질적인 통제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감원에 대해 △공시 등 경영관리 강화 △금융감독 전반의 쇄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지정 유보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영관리 측면에서 고강도 쇄신책이 적용된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금감원이 정원을 조정하거나 조직을 개편할 때 주무부처와의 협의를 명시화하도록 했다.

투명성 확보를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을 공개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항목을 추가해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를 통해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 복리후생 규율 항목도 확대해 방만 경영 요소를 차단한다.

금융감독 업무 방식도 수술대에 오른다. 정부는 금감원의 검사 방식을 기존 제재 위주에서 사전 예방과 컨설팅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또한 검사 결과 통지 절차를 마련하고 기타 검사·제재 절차와 면책 등 금융감독 쇄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발표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도 지정 유보의 조건으로 달았다.

구 부총리는 "주무부처가 공공기관 지정에 준하는 엄정한 경영평가를 실시토록 하여 이행을 담보해 나가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342개 지정…전년 대비 11개 늘어

이날 공운위 의결에 따라 올해 공공기관은 전년(331개)보다 11개 늘어난 총 342개로 확정됐다. 정부지원액이 총수입의 50%를 초과하는 등 지정 요건을 충족한 기관들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신규 지정된 기관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한국관세정보원 △양육비이행관리원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한국스포츠레저 △한국통계진흥원 △공간정보산업진흥원 △한국물기술인증원 △국립농업박물관 △중앙사회서비스원 △전국재해구호협회 등 11곳이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경영공시와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운영 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공공기관 중 정원 변동 등으로 유형 재분류가 필요한 2개 기관은 유형이 변경됐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는 정원 감소 등으로 '공기업'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됐으며,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정원 증가에 따라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정부기관'으로 격상됐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부터 지정 요건을 충족함에도 지정되지 않은 '미지정 기관'의 관리 투명성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아온 미지정 기관들의 목록과 미지정 사유를 사상 처음으로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정부로부터 대규모 재정 지원을 받음에도 미지정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기관들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성과관리 방안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기관의 채용 문도 넓어진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신규 채용 규모를 전년 대비 4000명 늘어난 2만 8000명으로 확대한다. 청년인턴 채용 역시 3000명 늘린 2만 4000명 규모로 진행해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경험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 2024년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대해서는 개편된 관리체계의 운영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