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관세' 위협, 주말 워싱턴 담판 분수령…전문가들 "원만한 타협 기대"

통상전문가들 "합의된 틀 내 이행 속도, 방식 조율 문제"
국회 입법 일정·대미투자 로드맵 관건…美도 "대화" 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어반데일에 있는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2026.1.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나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인상’ 경고 이후 한미 양국이 기존 무역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대미 통상 면담에 나서면서, 이번 주말이 국면 전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지만, 실제 관세 인상을 위한 구체적인 행정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사안을 양국 간 통상 갈등의 재점화라기보다는 합의 이행 속도를 둘러싼 조율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일정 종료 직후인 2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으로 이동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주말을 전후로 본격적인 통상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이행 의지를 재확인할 계획이다.

"관세 추가 협상 쟁점 제한적…원만하게 정리될 듯"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추가 협상이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한미 양국이 이미 큰 틀의 무역 합의에 도달했고, 쟁점이 '합의 내용'이 아닌 '이행 시점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2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무엇보다 이번 사안은 새로운 협상을 여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합의된 틀 안에서 이행 속도와 방식을 조율하는 문제에 가깝다"며 "기업이나 산업계에 즉각적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과도한 위기론보다는 외교적 협의와 국내 절차를 차분히 진행하면 될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정 원장은 "막상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요구 사항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며 "한국이 취할 조치 역시 복잡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본협상과 달리 쟁점이 제한적인 만큼, 관세 추가 협상은 예상보다 빠르고 원만하게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성에 대한 판결이 다음 달로 연기된 상황에서 오히려 시간에 쫓기는 쪽은 미국 측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협상에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로서는 전략적으로 미국 법원의 판결 이후 국회 입법을 하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했다.

송 위원은 "법원 판결에 따라 위법으로 결정되면 미국이 지금껏 해 온 모든 주요국과의 투자 약속은 모래성이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갑자기 다시 관세를 꺼내든 이유로도 생각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이해관계의 균형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미국 역시 동맹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감정적으로 충돌하기보다 실익 중심의 타협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 사태'와 같이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도 이번 관세 폭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이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게 이유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경고 발언은 SNS에 밝힌 대로 기존 한미 간 합의된 내용이 한국 내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겠다는 차원으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이런저런 가능성을 예단해서 추측하는 것이 우리나라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협상 파기'가 아닌 '추가 협상 개시 신호'로 해석하고 있는 가운데, 미 행정부의 움직임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에도 (한국 당국자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이번 주 워싱턴DC를 방문하는 한국 무역 당국자들에게도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며 한국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국면 전환을 시사했다. 기습적인 압박으로 한국 정부를 당혹게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미 양국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이해관계 조율을 위한 본격적인 통상 협의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28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 2026.1.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추가 논의 핵심은 韓 국회 입법 일정·투자이행 로드맵 제시…이번 주말 분수령

이번 관세 추가 논의의 관건은 한국 국회의 입법 일정과 투자 이행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 제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일정 종료 직후인 29일 오전 11시 25분(한국시간) 미국으로 이동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긴급 면담을 갖는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해결책'을 확인하는 한편, 한국 국회의 대미 투자 특별법 입법 현황을 공유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 집행 의지를 재확인할 계획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29일쯤 출국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여 본부장은 카운터파트인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 양국 간 합리적인 해법 도출을 위한 세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무역 합의의 큰 틀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면서 "양국 통상장관급 면담에서 어렵지 않게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등 주요 품목과 상호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대해 "한국이 관세 인하의 대가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미국은 앞서 한국산 자동차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년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해 왔다.

미 행정부가 문제 삼는 핵심은 투자 이행의 '속도'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 간 합의 이후 관련 내용을 담은 대미투자특별법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은 관세 인하를 이미 소급 적용했음에도 한국이 입법을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약속 이행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