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5% 관세' 폭탄 뒤 "해결책 마련"…한미, 주말 워싱턴 담판
기습 선언 하루 만에 대화 시사…3500억불 투자·입법 지연 정조준
김정관·여한구 주말 워싱턴 급파…미 상무·USTR과 해법 모색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국면 전환을 시사했다.
기습적인 압박으로 한국 정부를 당혹게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미 양국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이해관계 조율을 위한 본격적인 통상 협의에 돌입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국회의 입법 미이행을 질타하며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던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실제 부과'보다는 한국을 협상 테이블로 강하게 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압박 전략'으로 분석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낮춰줬지만, 한국은 합의 사항 이행에 진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측은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지연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측이 지목한 핵심 병목 지점은 국회에 계류 중인 '미 전략적 투자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다.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 등을 담은 이 법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발의했으나, 야당인 국민의힘이 무역 합의 비준을 먼저 요구하며 대치 중이다.
최근 원화 약세로 정부가 대미 투자 시점을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치자, 트럼프 행정부의 '불신'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정책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미 국무부는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미국 기술기업 차별'로 규정하며 공식 우려를 표했고, 미 하원 법사위 공화당은 쿠팡 사태 등을 거론하며 "미국 기업을 노리면 생기는 일"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위협을 지지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관세는 한국의 산업·입법·디지털 정책 전반을 조정하겠다는 '다목적 카드'인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국회 보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왜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는지 현재로선 파악된 바가 없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구 부총리는 특히 "공식 채널로 전달받은 내용이 없고 부과 기간 등 정해진 것도 아무것도 없다"면서, 미측의 의도가 확인될 때까지 불필요한 추측을 경계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통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즉각적인 대미 접촉에 나섰다.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일정 종료 직후인 29일 미국으로 급거 이동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긴급 면담을 갖는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해결책'을 확인하는 한편, 한국 국회의 대미 투자 특별법 입법 현황을 공유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 집행 의지를 재확인할 계획이다.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미 무역대표부(USTR)와 접촉해 관세 인상 예고에 따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양국 간 합리적인 해법 도출을 위한 세부 협상에 나선다. 정부는 다각적인 채널을 가동해 미측의 요구사항을 조율하며 관세 현실화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책 마련'을 언급한 만큼 협상 여지는 있지만, 그 대가로 한국에 요구할 조건도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뿐 아니라 국회의 초당적 협력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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