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외화예금 150억달러 급증…달러·유로화 큰 폭 증가

달러·유로화 예금 동반 확대…12월 한 달 새 158억8000만달러 늘어
유로화 예금,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대기업 경상대금 일시 예치 영향

유로화.ⓒ로이터=News1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150억 달러 넘게 급증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경상거래 대금 유입과 외화 부채 관리 수요가 겹치면서 달러화와 유로화를 중심으로 외화예금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로화 예금이 이전 최고치의 5배 가까이 늘며 외화예금 증가세를 이끌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5년 1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194억 3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158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전월(17억 1000만 달러)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 예금은 959억 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83억 4000만 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기업 지분 취득 자금 유입과 수출입 기업의 경상대금 수취,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예치 등이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다. 이에 기업들은 달러 가치가 더 오르기 전에 부채 상환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확보하거나 예치해 환율 상승에 따른 손익을 상쇄(헤지)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인들도 예금으로 달러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헤지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기업에서 미국과의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지분을 매도하고 받은 자금이 일시적으로 예치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예금은 117억 5000만 달러로 한 달 새 63억 5000만 달러 증가했다. 일부 외국계 기업들이 연초 지급 예정인 경상대금을 일시적으로 예치한 영향이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이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것도 2023년 5월(13억 달러) 이후 처음이다.

한은 "유로화 예금 증가 폭은 많아봤자 10억 안쪽에서 오가는 경향이 큰데, 두 자릿수가 늘어난 2023년 5월 비교해도 거의 5배 가까이 늘었다"며 "일부 대기업이 내년 경상 대금을 지급할 목적으로 자금을 미리 예치해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화 예금은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예치 등으로 90억 달러를 기록하며 8억 7000만 달러 늘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1025억 달러로 전월보다 140억 7000만 달러 증가하며 전체 외화예금 증가세를 주도했다. 개인예금도 169억 3000만 달러로 18억 2000만 달러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이 1016억 달러로 한 달 새 127억 6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계 은행 지점도 178억 3000만 달러로 31억 3000만 달러 늘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