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韓경제, 반도체 독주 속 'K자형 양극화'…환율 1500원 돌파" 경고
반도체 중심 회복…비제조업·내수 부진에 K자형 격차 확대
기준금리 연중 2.50% 동결 전망…환율·집값이 통화정책 발목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네덜란드계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산업별 경기 회복 속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K자형 회복'이 심화되면서, 내수와 비제조업 부문의 부진이 경기 개선 흐름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ING는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 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역시 외환시장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 가격 과열 리스크를 고려해, 현재의 2.50% 수준을 연중 내내 유지하는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올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중심의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지표와 체감 경기 사이의 극심한 괴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반도체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그 외 산업 부문의 회복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최근의 경제 지표는 'K자형 회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주요 경제 지표에서도 제조업과 비제조업 사이의 극명한 온도 차가 확인된다. 지난달 S&P 글로벌이 발표한 한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을 기록하며, 2개월 만에 경기 확장 여부를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넘어섰다.
기업 현장의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 역시 개선세를 보였다. 이번 달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 전망치는 93.6으로, 전월 대비 1.9포인트(p) 상승하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 분야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달 비제조업 CBSI 전망치는 86.6에 그치며 지난달보다 4.1p나 하락했다. 이는 제조업의 회복세와 달리 비제조업에서는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음을 의미하며, 국내 내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ING는 제조업 내부에서도 업종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중심의 정보통신(IT) 부문은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석유화학·철강·가전·배터리 등 주요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의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산업 간 괴리는 정부의 거시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ING는 "과도하게 완화적인 거시정책을 추진할 경우 금융 및 재정 불안을 키울 수 있어 정책 당국의 선택지가 제한될 것"이라며, 향후 정책 판단의 핵심 변수로 환율과 수도권 주택 가격을 꼽았다.
기준금리 역시 현재의 금융 불안정과 외환시장 변동성을 감안할 때 성급한 변화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ING는 현재 2.50%인 기준금리가 연중 내내 동결될 가능성을 제시하며, 당분간 긴축적 성향의 정책 기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원화 약세를 경고했다.
ING는 "올해 달러·원 환율은 단기적으로 1500원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중기적으로는 1450원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해외 투자 자금의 국내 환류를 유도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봤다.
ING는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 외부 이전 금액이 10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등 개인 투자자의 자금 이동이 원화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RIA가 해외 투자 쏠림 속도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당장에 원화 약세라는 구조적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ING는 "지난해 마지막 주에 이뤄진 구두 개입과 미세조정 이후 환율이 상당 폭 하락했지만, 원화 약세라는 구조적인 흐름을 바꾼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환율의 상단은 제한되겠지만, 근본적인 약세 흐름은 여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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