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불필요한 지출 사전 제거…민생·성장 과감 투자"

퍼펙트 스톰·회색 코뿔소 진단…"단기 대응 넘어 전략적 사고 필요"
"기획·예산 연동해 미래 설계…전략적 선순환 만들 것"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웃으며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9일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재정 운용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 예금보험공사 출입구에서 출근길 문답을 갖고 "지금 우리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을 회복되는지 (여부를 두고)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흰색 바지에 갈색 블레이저 차림으로 검은색 차량에서 내려 대기 중이던 기자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눈 뒤 발언을 시작했다.

이 후보자는 "구조적 이슈, 인구 위기, 기후 위기, 극심한 양극화, 산업과 기술의 대격변, 지방 소멸 등 5대 이슈는 어느 날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 예상치 못한 분위기를 만드는 '블랙스완'의 상황이 아니라, 이미 모두가 알고 있고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 코뿔소'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여겨지다가 갑자기 현실화하는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뜻한다. 반면 회색 코뿔소는 이미 위험 신호와 경고가 충분했음에도 대응이 미뤄지다 결국 현실화하는, 예상 가능했지만 방치된 위기를 말한다.

그는 "바로 이럴 때야말로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오늘 태어났다"며 "기획예산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 기획의 컨트롤타워로서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는 부처"라고 말했다.

재정 운용 원칙과 관련해서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예산을 제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안목을 가지고 기획과 예산을 연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가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가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 멀리 보는 미래, 더 길게 보는 기획예산처, 그리고 기동력이 있는 민첩한 기획의 절차를 갖추겠다"며 "권한은 나누고 참여는 더 확대하며, 그 운영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획예산처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 목표를 향해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이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재정 확장 기조에 대한 질문에 "그 얘기는 꼭 하고 싶다"면서도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설명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되며 제17대, 제18대, 제20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보위원회를 거쳤다. 그는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세입 구조와 재정 운용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함께 다뤄온 '경제통 정치인'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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