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생산자물가 0.3%↑, 석달째 상승…고환율·반도체 '이중 압박'
석탄·석유제품 2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
서비스물가 0.1% 상승, 농림수산품은 2.1% 하락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11월 생산자물가가 반도체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 고환율 영향이 겹치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공산품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환율 상승이 수입 원가를 자극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1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1.31(2020년=100)로 전월(120.94)보다 0.3%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8월(-0.1%) 소폭 하락한 이후, 9월(0.4%)과 10월(0.3%)에 이어 11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 상승해 전월(1.6%)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 보면 공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5.0%)과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3%)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경우 10월에 이어 반도체 가격 상승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AI 관련 수요 확대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2023년 9월 6.9% 상승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팀장은 "11월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이 정제시설 운영에 영향을 주면서 원유 정제마진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서비스(1.2%)와 사업지원서비스(0.2%) 가격이 올랐지만,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2%)는 소폭 하락했다. 금융 및 보험서비스는 주가 상승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2.1% 하락했다. 농산물(-2.3%)과 축산물(-2.6%) 가격이 동반 하락한 영향이다. 농산물 가운데서는 상추(-42.7%)와 쌀(-3.7%) 가격 하락 폭이 컸고, 축산물은 쇠고기(-4.6%)와 돼지고기(-4.1%) 가격이 내렸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6.4%)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1.9% 각각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 가격이 0.5% 하락했지만, 중간재(1.1%)와 최종재(0.2%) 가격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상승했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공산품(1.9%)과 서비스(0.1%)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9%로 집계됐다.
이 팀장은 환율 영향과 관련해 "원재료·중간재·최종재 등 전반적인 수입물가에 환율 상승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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