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480원 위협…정부, 국민연금 이어 수출기업 '환헤지 확대' 요청

기재차관,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기차·조선3사 간담회
달러·원 환율, 5.80원 오른 1476.60원…1480원 위협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요 수출기업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6/뉴스1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80원 선에 육박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자, 정부가 연이은 고환율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기간 연장 조치에 이어 16일에는 주요 수출기업을 불러 환헤지 확대와 외환시장 안정 협력을 논의했다.

수출 대기업 만난 기재차관…환헤지 확대·외화 관련 자료 협조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현대차, HG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수출기업들과 만나 최근 외환시장 동향과 외환수급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 기업은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수출액 상위 2개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과 주요 선물환 공급 주체인 조선사들이다.

이 차관은 간담회에서 "원화 변동성 확대가 국가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개별 기업의 환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환헤지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기재부가 최근 발족한 외화업무지원 TF를 소개하며 기업에 자료 협조와 협력을 요청했다. 기재부는 "참석 기업들도 향후 정부 요청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8/뉴스1
치솟는 환율에 정부 대응책 고심…시장 영향은 '미지수'

정부의 이번 간담회는 전날 국민연금의 고환율 대응 조치와 맞물려 있다.

국민연금은 15일 당초 올해 말까지로 예정됐던 전략적 환헤지 비율 조정 기간을 내년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 급등 시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자산 일부를 매도해 달러 공급을 늘림으로써 환율 안정을 지원하는 조치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12월에도 환율 안정화를 위해 한시적 조치를 올해까지 연장했으나,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재차 연장했다.

또한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의 650억 달러(약 92조 원) 규모 외환 스와프 거래 만기도 내년 말까지 연장된다.

다만 정부와 국민연금의 조치가 실제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5.80원 오른 1476.60원을 기록하며 1480원 선을 위협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 안정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근본적 수급 불균형과 글로벌 금리·환율 요인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