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선그은 한은 총재…"AI 붐 지속, 반도체 강국 韓 상대적 안전"
"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범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
전문가들 "우려할 만한 수준 아냐…산업 확장 여력 많다"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인공지능(AI) 분야 거품에 대한 불안이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AI 산업 호황(boom)은 계속될 것이며 그에 따른 반도체 수요도 꾸준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 총재는 18일 방송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AI 산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 모두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며 "AI 레이스의 승자가 누가되든 AI 붐은 계속되고, 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레거시 반도체(범용)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설령 버블이 존재하더라도 AI 기술이 앞으로 서버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장치나 로봇을 포함한 '피지컬 AI'분야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이는 범용 반도체를 포함한 큰 규모의 반도체 수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AI 버블 우려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2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밝힌 입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당시 그는 AI 분야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고,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 'AI 버블'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표 AI 수혜주인 엔비디아는 매도세에 17일(현지시간) 기준 지난 5거래일간 4.32% 하락했고, 팔란티어의 경우 같은 기간 9.94% 주저앉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같은 기간 5.25% 급락했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AI 분야 업황 부진은 반도체 시장뿐 아니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9월 이규봉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과장이 산업연구원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반도체가 우리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이르고, 수출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3년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물량이 10%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78% 줄고, 반도체가격이 20% 하락하면 GDP가 0.15%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다만 다수의 국내외 전문가들은 AI 버블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대학 학장 겸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는 "'AI 버블'이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고, 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조금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AI 산업이 발전하며 성장이 주춤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닷컴버블처럼 주가가 폭락할 정도의 사태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AI교육협회 회장이기도 한 문 교수는 "한국과 미국은 반도체 산업 구성이 달라 (AI 버블이 존재하더라도) 그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태풍으로 비교하면 피해가 없거나 아주 약한 태풍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현재 기존 산업에 AI가 전반적으로 도입되는 과정에 있다"며 "(기존 산업에) AI 도입률이 20~30%인 것으로 나타나는 데 전방위적인 AI 전환이 끝나지 않는 이상 AI 산업의 확장 여력이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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