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가계빚 1968조 '역대 최대'…대출규제에 증가폭은 10조 줄어
전분기 대비 14.9조↑…6·27 대책에 증가폭 10조↓
주담대 11조 6000억·판매신용 3조↑…한은 "점진적 하향 안정화"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3분기 가계가 진 빚이 15조 원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준화되고, 신용대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빚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 3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4조 9000억 원(0.8%)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가계대출)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판매신용) 등을 합한 금액으로, 가계의 포괄적인 빚 규모를 나타낸다.
잔액은 역대 최대지만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 폭(14조 9000억 원)은 지난 2분기(25조 1000억 원)와 비교하면 10조 원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가 폭발했던 지난 2분기에는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845조 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2조 원 증가했다. 역시 전분기(23조 6000억 원) 대비 증가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상품별로 보면 주담대 증가세 둔화가 눈에 띈다. 3분기 주담대는 11조 6000억 원 늘어 전분기(14조 4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특히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 9조 2000억 원 급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은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으며, 기타대출은 6·27 대책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한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감소로 전환하면서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10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 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이 감소로 전환하면서 전분기(19조 3000억 원)보다 증가 규모가 줄었다.
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조 원 증가했고,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1000억 원 감소했다.
증권사의 신용공여액도 2분기에는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3분기 들어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신용 잔액은 123조 3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 원 증가했다.
휴가철을 맞아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고 재산세 등 지방세 납부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이용 규모가 확대됐다. 여기에 민간 소비가 회복세를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 팀장은 "휴가철 신용카드 사용과 지방세 납부 수요 증가 이외에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확인된 민간 소비 반등 영향들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가계신용은 2분기 비교적 빠르게 증가했으나 3분기 들어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호조를 보인 점 등을 감안하면 3분기 가계부채 비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명목 경제성장 속도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완만하게 낮춰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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