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마 멍냥아"…동물병원 사업자 역대 최대, 내과·소아과는 주춤
동물병원 사업자 최근 5년간 12.5%↑…내과·소아과 대비 2배 이상
전문가 "동물병원 세부화·전문화·대형화…노령동물 증가 영향"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반려동물 증가와 의료 세분화 추세에 힘입어 국내 동물병원 사업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내과·소아과 증가세는 둔화하며, 의료업계 내 '펫 케어' 시장 확산이 뚜렷해지고 있다.
1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100대 생활 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동물병원 사업자 수는 4921명으로 전년 동월(4664명) 대비 160명(3.4%) 증가했다.
반면 미혼 인구 증가와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 확산 등으로 내과·소아과 사업자 수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9월 기준 전국 내과·소아과 사업자 수는 1만 2128명으로 전년 동월(1만 2015명) 대비 0.9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2021년 9월 4375명이었던 동물병원 사업자는 2022년 4479명, 2023년 4621명, 지난해 4761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9월에는 4921명으로 5년 새 12.5% 늘어, 같은 기간 1만 1517명에서 1만 2128명으로 증가한 내과·소아과(5.3%)의 두 배를 넘겼다.
오이세 한국동물병원협회 부회장은 "수의사는 의사와 달리 의료법상 '1인 1개소'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한 명이 여러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있다"며 "의사와 수의사 간 제도와 교육과정의 차이도 동물병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의료법상 '1인 1개소 원칙'은 한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다.
오 부회장은 이어 "예전에 비해 동물병원의 형태가 다양해졌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노령 동물도 증가했다"며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동물 종합병원, 24시간 응급 동물병원, 안과·치과 등 전문 병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의사는 의사처럼 수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수의대를 졸업하고 면허만 취득하면 곧바로 개업할 수 있다"며 "젊은 연령층에서 개업이 활발하다는 점도 동물병원 증가세를 견인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사업자 연령 구조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내과·소아과는 50세 이상이 34.6%로 가장 많았지만, 동물병원은 40대가 36.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 이상 사업자 비율도 내과·소아과(3.2%)보다 동물병원(15.6%)이 다섯 배가량 많았다.
동물병원은 사업 생존율 측면에서도 내과·소아과를 앞섰다. 지난해 기준 동물병원의 1~5년 생존율은 각각 91.6%, 87.0%, 84.2%, 79.0%, 75.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내과·소아과의 생존율은 89.7%, 83.3%, 76.1%, 75.5%, 74.9%로 모든 구간에서 낮았다.
개업 1~4년 차에서는 작게는 1.9%p(1년 생존율)에서 많게는 8.1%p(3년 생존율)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이는 최근 개업한 동물병원들이 내과·소아과보다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 부회장은 "애완동물 시장은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며 "동물 의료 수요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동물병원의 평균 연 매출은 2023년 기준 3억 9728만 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과·소아과의 평균 매출은 9억 6528만 원으로 동물병원보다 규모는 컸지만, 증가율은 2.9%에 그쳤다.
한편 내과·소아과의 평균 사업 존속 연수는 15년 8개월, 동물병원은 11년 1개월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개업한 동물병원들의 높은 생존율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 격차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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