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서울 집값에 한은 '급브레이크'…연내 금리 인하 멀어져
이창용 "서울·수도권 집값 너무 비싸…금리 인하 폭·시기 조정"
전문가들, 내년 1분기 인하 전망…"부동산 정책 방향 고려해야"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기준금리의 연내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 금리 인하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의견이 줄고, 동결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금융 불안 위험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해 신중한 조정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한은 금통위는 23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동결, 1명(신성환 금통위원)은 인하 의견을 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에 금리를 인하했으면 투자 비용이 줄어 부동산 가격을 가속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향후 금리인하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 0.25%포인트(p)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나머지 2명은 동결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앞서 8월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나머지 1명은 동결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동결 의견이 1명 늘어난 셈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기조는 지속되겠지만, 지난 8월에 비해 금융 안정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통위원 1명이 인하에서 동결로 움직인 결과"며 "금융 안정에 포커스를 뒀기 때문에, 인하 기조는 유지되나 인하 폭과 시기는 조정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또 "8월 이후로 두 차례 동결해 인하 사이클은 계속되지만, 인하 속도와 폭은 천천히 하겠다는 기대가 생길 것"이라면서도 "관세 협상과 반도체 사이클 등 많은 변수가 있어 11월 결정에 대해 말하기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정부가 지난 15일 고강도의 부동산 대출규제 대책을 발표했지만, 다음달까지 시장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재도 이날 간담회에서 수차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자료를 볼 때는 (금리 인하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경기 부양 효과보다는 자산 가격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소득수준이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은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내 금리인하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가 인하 시점은 내년 1분기 중으로 지연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을 고려하면 한은이 11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지난 8월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됐을 때도 한은은 금리인하를 못 했다"며 "한은이 올해 금리 인하는 포기하고 내년 1분기까지는 인하 시도는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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