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9월 이후 서울 부동산 과열 조짐…가계대출 불확실성 커져"

"연체율도 높은 수준…금융안정 점검하며 금리인하 속도 조절해와"
"경기 완만한 회복세지만 무역협상 등 불확실성 여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5.8.2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됐다가 9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가계대출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증대됐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 요인을 경고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연체율은 지방 건설 경기 부진,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 등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운용해왔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총 100bp(bp=0.01%p) 인하하는 과정에서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점검하면서 금리인하의 속도를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경제심리 회복, 추경 집행 등에 힘입어 소비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2분기 이후 성장세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성장경로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미 무역협상, 내수 회복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가에 대해서는 "식료품 가격이 다소 높은 오름세를 나타낼 수 있겠으나 국제유가 안정세,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 지원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1.0%로 낮추고,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프로그램의 한도를 확대하고 기한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저출산·고령화 대응, 지역균형발전, 신산업 육성 등 구조개혁 관련 연구를 강화하고, 중립적·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