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환율조작' 꼬리표 떼나…美 관찰대상국서 제외될 듯
구윤철 "환율협상 완료"…대통령실 "조작국 아니란 판단"
대미·경상흑자 등 지표는 '빨간불'이지만…협상으로 푼 듯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이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올해 대미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미국 재무부의 지정 기준을 넘어 '빨간불'이 켜진 상태지만, 최근 관세 협상의 일환으로 진행된 양국 간 환율 협의를 통해 예외적으로 명단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미국 방문 후 귀국길에서 "미국과 환율협상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양국은 관세협상의 일환으로 환율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는 3500억 달러 대미직접투자와 관련한 '통화스와프'와는 별개로, 원화 평가 절상 문제 등과 관련한 협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이) '한국은 환율 조작국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혀, 양국 간 외교적 합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4월 처음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이후 명단에 계속 이름을 올리다 2023년 11월과 2024년 6월 두 차례 연속으로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환율보고서에서 다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며 1년 만에 복귀했다.
미국 재무부는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에 따라 3가지 기준을 통해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국)과 관찰대상국을 지정한다.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환율조작국, 2가지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3대 기준은 △지난 1년간 150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 이상 GDP의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개입 등이다.
현재 한국의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관찰대상국 제외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대미 무역 흑자는 이미 기준치를 크게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1~6월) 대미 무역 흑자는 263억 달러로, 미국의 기준선인 15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GDP의 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01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고 올해 명목 GDP 전망치(약 1조 9300억 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는 GDP의 3%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명단에서 제외되는 것은 관세 협상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양국이 협의한 결과로 풀이된다. 세 번째 기준인 '지속적인 외환시장 개입'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점이 명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조작국 지정 제도가 자국 통화의 '의도적 약세'를 막기 위한 것인 만큼, 오히려 1400원대 환율 방어가 시급한 우리나라는 제도의 취지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찰대상국 제외'라는 성과와 별개로, 한미 관세 협상 자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이 요구한 3500억 달러(약 494조 원) 규모의 투자를 두고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투자가 '현금 직접투자'여야 한다고 압박하지만, 우리 정부는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84%에 달하는 현금이 유출될 경우 외환시장이 감당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협상의 '필요조건'으로 내걸며 배수진을 쳤지만, 미국은 비기축통화국과의 상시 스와프 체결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더라도 3500억 달러 직접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한 해 예산(673조 3000억 원)의 73.4%, 국내총생산(GDP)의 약 19%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현금투자 요구에 대해 "객관적으로,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며 "(현금 출자가 불가능하다는 건) 대한민국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여야를 떠나 누구라도 할 수 없어서 대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